‘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 발간 일부는 회의적…레스토랑들 전문 지배인 대신 알바 많이 써, 서비스 질 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2016.01.16 01:03

업데이트 2016.01.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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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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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모던한식(뉴코리안) 레스토랑 ‘정식당’에서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식 ‘구절판’을 서비스하는 모습.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본지 설문조사에서 62명의 응답자 대다수가 ‘미슐랭 서울 편’의 가능성을 크게 봤지만 “없다”고 말한 응답자도 5명이 있었다.

이들은 ‘한 권의 미슐랭 가이드를 출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레스토랑과 다이닝 문화·역사가 짧은 한국에서 책 한 권 분량을 채울 만큼 콘텐트가 충분하겠느냐는 의문이다.

2007년 처음 선보인 일본 도쿄 편에선 레스토랑 560곳과 호텔 39곳이 게재됐다(2016년 기준). 홍콩과 마카오도 한 권에 묶여서 2009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지금 도는 풍문도 서울이 중국 상하이와 묶여서 ‘상하이·서울’편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상업적인 판단도 있다. 미슐랭 가이드 자체가 책 판매, 나아가 모기업인 미쉐린 타이어의 시장 확장을 노린 측면이 적지 않은데 한국이 그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윤화 다이어리R 대표는 “일본의 경우 정부가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미슐랭 가이드를 들여왔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돈다”며 “미슐랭이 실제 서울 편을 낸다면 한국이 미식의 중심이 될 거라는 판단만큼이나 든든한 스폰서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비록 미슐랭 레스토랑이 나온다 해도 향후 음식문화에서 개선할 점이 산적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문 서비스 부재를 심각하게 꼽았다.

전문 지배인을 양성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 레스토랑들은 미숙한 아르바이트생을 교체해가며 고용하는 실정이다.

다이닝 서비스 직업군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열악해 업계에서 유능한 인재 확보가 안 되고, 결국 이것이 질 낮은 서비스로 돌아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레스토랑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는 “외국처럼 손님과 서비스 인력 간에 존경과 배려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선 서비스 분야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직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전문적인 교육이 함께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을 즐기는 문화에서 에티켓도 심각하게 지적됐다. 많은 셰프가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예약 부도’ 문제나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으로 이른바 갑질을 하는 태도 등을 꼬집었다.

서울 청담동의 한 오너셰프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예약한 손님이 나타나지 않아 저녁시간에 두 테이블을 한 시간가량 비워둬야 했다”며 “예약을 잘 지키고 평가·비교보다 음식을 즐기는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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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준 높은 레스토랑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투자자들의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와인 등 주류 관세 조정으로 식음료를 음식과 함께 즐기는 문화를 뿌리내려야 한다”는 요청 등이 있었다.

취재팀=강혜란·송정·김선미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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