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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태도 바꿀 가장 강력하고 새로운 제재안 도출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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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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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전방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 수단”이라며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고 말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등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외교안보라인 문책론을 공식 부인했다.

북 핵실험 대응
“확성기 방송 가장 효과적 심리 수단
외교안보 라인 문책 말할 때 아니다”
한·중 공조 강조
“어려울 때 손 잡아주는 게 파트너”
뒷짐지는 중국에 대북역할론 기대도
위안부 합의
“피해 할머니들 뵐 기회 있을 것
소녀상,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못해”

13일 대국민담화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다. 박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상황에서 문책론, 이런 것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선 강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정부는 유엔 안보리 차원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 나가기 위해 미국 등 우방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제재’ ‘가장 강력한’ 등의 수식어로 고강도 제재를 암시했다.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선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 수단”이라며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연구위원은 “기존에 논의된 다양한 제재 조치 외에 북핵 문제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까지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전체주의라는 체제의 성격까지 언급했다. 대통령이 북한을 아프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남북관계는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핵 무장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전술핵을 우리도 가져야 되지 않느냐는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오죽하면 그런 주장을 하겠느냐.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깨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대통령 발언의 방점은 ‘핵무장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다’에 찍혀 있다”며 “중국을 향해 ‘획기적인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북한이 5차,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고 핵 도미노가 올 수도 있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게 최상의 파트너”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폐쇄까지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추가 조치를 더 할 필요가 있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북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필요하다고 하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도 여운을 뒀다.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 박 대통령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평가할 것은 평가해 줘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해만 해도 외교부가 지방 곳곳을 다니며 15차례 관련단체, 피해자 할머니들과 만났다”고 수치를 들어 반박했다.

 특히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조차 하지 못해 놓고 이제 와서 무효화를 주장하고 정치적 공격의 빌미로 삼는 것은 안타까운 모습”이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위안부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한·일 수교회담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외교 문제로 떠올랐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이 이전될 것이란 일본 측 주장에 대해선 “한·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할머니들의 상처가 아물고 마음이 치유돼 가는 과정에서 뵐 기회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글=김형구·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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