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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망론’ 묻자 박 대통령 웃으며 “국민께 물어보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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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론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동물국회가 지금은 식물국회 돼”
국회선진화법 ‘취지 악용’ 비판도

박 대통령은 13일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뭔가 풀려나가면서 그런 (개헌) 얘기를 해야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라며 “모두가 스톱되고 발목이 잡혀 나라의 한 치 앞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해보겠다는 것은 저로선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개헌으로 날을 지새워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2015년 1월 12일)던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지난해 11월 개헌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논의된 것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경제활성화법 직권상정 거부 관련 질문에는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국회까지 찾아가 법안 통과를 꼭 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야당 대표 전부 청와대에 초치(招致)해서 여러 차례 설명했는데 지금까지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과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통과시킨 국회선진화법(국회법)에 대해선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를 대화와 타협으로 운영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정쟁을 더 가중시켜 국회 입법 기능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동물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국회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어떻게 보면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법을 가지고 당리당략을 위해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이 없다는 걸 이번에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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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2017년 대선에서의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대통령은 웃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느냐 하는 것은 저는 모르겠고 국민께 한번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하고 물어보시죠. 그게 제일 정확할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들을 만나도 유엔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잘 수행하고 계시다는 평가를 받고 계시더라”고 소개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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