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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수소폭탄 '차르봄바' 폭파 동영상을 보니… 미국 VS 소련 수폭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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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봄바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하면서 수소폭탄의 실제 위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폭탄은 구 소련에서 1961년 실험했던 수소폭탄 ‘차르 봄바’다. 이름 그대로 ‘폭탄의 제왕’이다. 이 초강력 폭탄은 무게만도 27톤에 달했으며 길이 8미터에 지름은 2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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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수소폭탄인 차르봄바가 폭발하는 사진

당초 100메가톤(Mt)급의 위력을 목표로 개발계획이 수립됐지만 투하하는 폭격기의 안전을 고려해 58메가톤(Mt)급으로 위력이 축소됐다. 또 투하 후 폭발시간을 최대한 늦추어 폭격기가 안전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대형 낙하산도 장착됐다. 그럼에도 당시 폭파 실험 직후 100km 바깥에서도 3도 화상에 걸릴 정도의 열이 발생했으며 후폭풍으로 1000 km 밖 핀란드의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한 군사 전문사는 “차르 봄바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보다 3800배 이상 강했다”며 “당시 충격파는 지구를 7바퀴 반이나 회전했다”고 말했다. 60km 높이의 버섯구름은 1000km 바깥에서도 목격될 정도로 거대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이 핵실험은 실전용의 초대형 핵폭탄 개발보다는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에서 소련의 우위를 자랑할 목적의 선전용이었다. 이후 실제 소련군에 실전배치된 가장 강력한 핵무기는 R-36M 대륙간탄도미사일(NATO명 SS-18 Satan)에 장착된 25메가톤(Mt)급 핵탄두였다.

문제는 이런 수소폭탄을 북한에서 개발 중이라는 점이다. 익명을 원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이 수소폭탄 전력화에 성공할 경우 서울에서 수소폭탄이 터지면 직접적 피해 범위는 100km로 충남 북부지역까지 폭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방사능과 낙진 등으로 한반도 전역이 영향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수소폭탄을 보유한 국가로는 미국, 러시아(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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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수소폭탄인 차르봄바가 낙하산에 매달린 채 떨어지고 있다.

현재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증폭핵분열탄은 일반적인 핵폭탄에 비해 위력이 2∼5배 수준이다. 핵보유국들은 수소폭탄의 경우 위험성을 감안해 사막이나 바다에서 실험을 해왔는데 북한이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했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수소폭탄은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과의 군비 경쟁 속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수소폭탄은 미국에 귀화한 헝가리의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가 1951년 폴란드의 수학자 스태니슬로 울람의 구상(분열 폭탄을 핵융합을 위한 기폭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토대로 한 ‘텔러-울람’ 설계를 가지고 처음 만들어냈다. ‘텔러-울람’ 설계로 만들어진 최초의 수소폭탄 ‘아이비 마이크’는 1952년 11월1일 태평양의 산호초 섬인 에네웨타크 환초에서 실험되며 그 위용을 드러냈다. 폭발력은 TNT 1040만t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50배에 달했다. ‘소시지’라는 별칭으로 불린 이 수소폭탄은 기폭제 역할을 하는 큰 원자폭탄과 중수소가 동원됐다. 중수소는 극저온 상태의 용기에 액체 상태로 담겨 있었기 때문에 ‘습식’이었다. 그러나 ‘습식 수소폭탄’은 폭탄의 원료인 중수소를 액상으로 보존하기 위한 별도 냉각장치가 필요한 등 제조상 어려움으로 상용하는 무기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련은 1953년 이런 단점을 보완한 건식 수소폭탄을 만들어냈다. 리튬과 수소의 고체 화합물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냉전 시대에 미국이 ‘아이비 마이크’ 실험에 성공하자 이에 맞대응하려는 차원이었다. 1953년 건식 수소폭탄 RDS-6s이 실험에 성공했지만 위력은 TNT 40만t 급 정도였다. 이후 8년 뒤 가장 강력한 폭탄인 ‘차르 봄바’이 개발됐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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