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스마트폰 수익 개선” … 현대차 “EQ900 성과 낼 것”

중앙일보

입력 2016.01.04 00:02

업데이트 2016.01.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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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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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重厚長大)’도 ‘경박단소(輕薄短小)’도 모두 어려웠다.

10대 그룹 새해 경영 전략

지난해 세계 시장에 몰아친 불황의 파고는 한국 기업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4년 연속 이어오던 ‘무역 1조 클럽’의 자긍심도 지난해 무너졌다. 올해 도 녹록지 않다.

미국은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고, 중국은 기술, 일본은 엔저로 무장한 채 ‘대한민국 산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대로 가라앉을 것인가, 파도를 헤치고 ‘재도약의 뭍’에 닿을 것인가. 기업가들의 도전과 창의력이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

올해 10대 그룹의 과제와 비전을 긴급 점검하고, 대표급 최고경영자(CEO)에게 ‘2016년 경영 전략’을 직접 물어 짚어봤다.

삼성
메모리 반도체 선두 굳히고 스마트카·바이오산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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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48) 부회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16’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참 이유는 “그룹 내 일정을 소화하면서 새해 사업의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재계 맏형인 삼성도 이 부회장이 ‘전략’을 ‘집중’해서 고민해야 할 정도로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 신흥국 성장이 주춤하는 데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반도체의 업황 둔화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동선은 그 자체로 경영 메시지다. 그는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4일 삼성그룹 내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만났다. 전자의 부활에 새해 경영 초점을 맞춘 것이다. 5일에는 건설·중공업 및 금융 계열사의 경영진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 1월 중순에는 삼성의 신임 임원들을 초청하는 만찬도 직접 주재한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삼성이 올해 내에 풀어야 할 숙제다. 지배구조 개편은 경영권 승계의 마무리 작업에 해당된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계열사들도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TV·스마트폰 같은 세트 제품의 경우, 올해 경영 목표를 수익성 제고에 맞췄다.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판매 대수를 늘리기 보단 영업이익을 개선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무게 중심을 둔 것이다. 반도체 분야는 ‘시장 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한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사를 따돌리는 이른바 ‘초격차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신화’ 바통은 스마트카와 바이오가 이어받는다. 자동차가 거대한 정보기술(IT) 기기로 바뀌면서 삼성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어서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수요가 급증하는 바이오 산업 육성에도 그룹 역량을 집결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신사업 구상이 정리되는 대로 전 계열사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
첫 하이브리드 전용차 출시, 올 40여종 내놓는 수입차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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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사각의 링’에 오른다. 고품질·수출·친환경차·스마트카로 사각 포위된 ‘혈투의 장’에서 글로벌 강자들과 승부를 겨뤄야 한다.

마침 힘을 모아 마련한 첫 카운터 펀치가 바로 ‘제네시스’ 브랜드다. 정몽구(78)·정의선(46) 부자가 ‘프미미엄 브랜드’ 도약을 내걸고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다. 본지가 입수한 올해 경영 전략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EQ900’의 성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표현을 썼다. 필사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만큼 국내 양산차 업계의 위기감은 크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수입차 공세+중국 시장 둔화+엔저를 통한 일본 업체 득세’의 삼각 파도에 고전했다. 11월까지 판매량은 719만대에 그쳤다. 연초 “820만대를 넘어 900만대를 향해 달려가자”던 정몽구 회장의 포효가 무색해졌다.

특히 국내 도로의 차량 6대 중 1대가 이미 수입차다. 해외에선 BMW·벤츠 같은 고급차와 토요타·폴크스바겐 등 대중차의 아성도 만만찮다. 현대차그룹이 연말 인사에서 ‘벤틀리’(루크 동커볼케 디자이너)와 ‘람보르기니’(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브랜드 총괄) 같은 고급차 DNA(유전자)를 이식한 것도 체급 상향을 위한 전략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2016년 국내에서 40여종의 신차를 쏟아낸다. 현대차도 맞불을 놓는다. 특히 친환경 차로 승부수를 건다. 상반기엔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프로젝트명 AE)과 기아차 ‘니로’를 출시한다. 또 현대차의 신형 i30와 기아차의 신형 K7도 선보이면서 수입차 공세에 대응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카 사업 진출과 맞물려 현대차의 긴장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의왕연구소의 ‘R카’(첨단기술 시험용 차량)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인간공학·첨단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기울일 예정이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양산차 라인업 강화에 기반한 성장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며 “현대차도 올해 고급차에서 모든 기술을 집약해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SK
플랫폼 사업으로 도약 노려 … 필리핀·호주 등 해외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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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55) 회장은 최근 부쩍 ‘파괴적 혁신’을 강조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CJ헬로비전 인수는 SK텔레콤이 더 이상 망(網) 사업자에 머무르지 않고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게임을 벌이겠다는 선언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부채 규모를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면서 필리핀·호주 등 신흥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제조 경쟁력을 높여 시장 변화에 대비할 계획이다. 미세공정 전환과 3D 낸드의 성공적 도입에 힘을 쏟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오너십 부재로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경영 리더십이 회복된 올해는 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차량 핵심 부품, 친환경 … B2B로 체질 바꾸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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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본무(70) 회장은 지난해11월 인사에서 셋째 동생이자 LG 내 ‘브레인’으로 알려진 구본준(65) LG전자 부회장에 신사업추진단장 자리를 맡겼다. 구 부회장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출범 초기 과감한 투자로 디스플레이를 주력 계열사로 키운 적이 있다. 구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추진단은 LG그룹의 체질을 B2C에서 B2B로 바꿔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B2B분야는 자동차 부품 사업이다. 전기차 ,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 IT와 결합한 커넥티드카의 부품과 , 차량용 공조 시스템 등 차량용 핵심 부품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성장 엔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 밖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롯데
투명성 높여 이미지 개선 … 한·일 양측 협력 늘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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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신동빈(60) 회장과 신동주(61)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 하반기 내내 시끄러웠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1월 사업권을 반납해야 했다. 신 회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최근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강조한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4일 사장단 회의에서 “호텔롯데와 롯데정보통신을 우선 상장하고, 기업공개 비율을 늘리며 비상장사에도 사외이사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신동빈식 ‘셔틀 경영’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올해는 한·일 롯데가 함께 투자해 태국 방콕에 면세점을 세우는 등 협력을 강화한다. 올해 말에는 롯데월드타워도 완공된다. 롯데는 교통 혼잡 등 예상 문제를 해결하면서 월드타워가 한국 대표 건축물로 자리잡도록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포스코
내년까지 계열사 25곳 정리 … 리튬·니켈 기술 신사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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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의식을 갖고 위기를 가슴으로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권오준(65) 회장이 지난달 초 사내 행사에서 한 말이다. 권 회장은 최근 위기의식을 부쩍 강조한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철강 수요 사업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위기를 타개할 전략은 세워져 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4대 혁신아젠다가 답이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사업구조 혁신 가속화 ▶신성장 사업 가시적 성과 창출 ▶윤리기반의 경영 인프라구축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실있는 재편성’을 목표로 2017년까지 국내계열사 25개, 해외연결법인 64개사를 감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리튬 추출, 니켈 정련과 같이 차별적 경쟁우위가 있는 분야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GS
유화·정유 편중 사업 다각화 … 바이오화학·2차전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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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67) GS회장은 최근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라”고 거듭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산업에서 석유화학·조선해양·철강은 ‘미운 오리 3인방’이었다. GS그룹의 주력인 GS칼텍스의 핵심사업이 바로 유화·정유 등이다. GS칼텍스가 미래 먹거리로 힘을 쏟는 바이오 부탄올 등 ‘바이오 화학’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GS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다각화와 2차 전지 개발 등에서 박차를 가한다.

GS건설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침을 좇아 중동에서 기획제안형 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 유통 계열사 전망도 나쁘지 않다”며 “다만 그룹의 유화·정유업 비중이 큰 만큼 출렁이는 유가 영향을 적게 받는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에코십·스마트십 개발 박차 … 비용 줄이며 흑자 복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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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선업계를 강타한 불황 파고는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조차 피해가기 어려웠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터라 회사 신년 목표도 ‘흑자 달성’으로 잡을 정도로 몸을 낮췄다.

사업 분야별로 대표 책임 체제를 강화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과 조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십’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허리띠도 졸라맸다. 인건비와 경비 절약, 불요불급한 투자 축소 등을 통해 연 50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기술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내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
차세대 기종 등 항공기 추가 … 지주사 체제 연내 전환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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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올해를 제2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해로 삼을 계획이다. 우선 주력사인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과 미래 신사업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 처음 도입한 차세대 기종 B747-8i을 올해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B777-300ER, B777F 등의 신형기도 도입한다. 73층 높이로 미국 LA 도심의 랜드마크가 될 윌셔그랜드 호텔 신축 프로젝트도 올해 속도를 높여 내년에는 문을 열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2015년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지주사인 한진칼을 설립한 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지속해왔다. 한진그룹은 올해 한진해운 자회사 지분 정리를 마무리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화
유화·방산·면세점에 큰 투자 … 태양광사업 상반기 결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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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생활 끝에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64)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석유화학·방위산업 계열사 4곳을 전격 인수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김 회장 특유의 ‘뚝심 경영’을 통해 석유화학·방산·금융·유통·태양광 5대 부문에서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나면 방산 부문을 비롯한 한화 그룹 전반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태양광 사업의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음성에 각각 셀·모듈 공장을 신설해 상반기 중 생산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일부 개장한 63빌딩 시내 면세점의 성공적 안착에도 그룹의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특별취재팀=김준술·박태희·함종선·전영선·이수기·손해용·이현택·김기환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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