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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친환경 제주가 준비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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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호 30면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선호하는 나무는? 바로 구상나무다. 그것도 한라산 구상나무다. 한라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구상나무(한국전나무)는 1900년대 초에 생물종에 등재돼 서양으로 건너간 이후 크리스마스 트리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구상나무의 고향은 한라산 백록담 주변지역이다.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이 무성할 때도, 은빛으로 고사한 상태에서도 한라산의 품위를 지켜준다. 이 구상나무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한라산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구상나무 사례에서 보듯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의 안방까지 침투해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추상적 과제가 아니라 일상의 문제로, 개별 지역의 문제로 다가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없는 섬) 제주 2030’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 지역실천 사례로 파리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소개된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지난달 파리 기후변화협약회의에 참가해 미래 지구를 구하기 위한 역사적 현장을 목격한 바 있다. 도시간 네트워크와 사업협력 확대를 위한 지방정부 외교활동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다. 제주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비전과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누기도 했다. 글로벌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제주의 의지도 피력했다.


글로벌 에코플랫폼 모범사례로 제주의 그린빅뱅 전략을 당사국 대표 등 주요 인사가 참여하여 협상과 논의를 펼치는 본회의장 한국홍보관에서 소개했다. 그린빅뱅은 풍력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인터넷 전기공급망), 전기차(EV) 등 상호 연관되는 친환경 산업들의 기술융합으로, 혁신적인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청정에너지 전환계획이다.


이미 한국전력과 LG 등 에너지기업들의 창의적 기술개발과 투자,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전개되고 있다. 제주도의 행원지구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가 실증단계를 마쳤고, 제주의 바람과 태양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전기자동차가 달리는 풍경은, 제주의 아름다운 청정자연과 어우러진 익숙한 미래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제주의 친환경에너지 전환은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자연환경을 청정하게 보존하자는 차원을 넘어 무한한 자연에너지를 새로운 에너지 원천과 투자대안으로 삼아 화석연료에 의존해온 산업구조 패러다임을 바꿀수 있는 새로운 미래모델을 창조하는 일이다. 제주의 청정에너지 비전은, 전 세계 2400개 도시에 적용될 미래의 보편적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인도처럼 큰 나라가 3억 명 이상이 아직 전기 없이 살고 있다. 인류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서라도 개발도상국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넓혀가야 한다. 이것은 에너지 패권분쟁을 넘어서는 에너지 평화로서, 인류의 공동번영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길이다.


북한 지역에도 기존 경수로나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과 소비가 아니라, 제주의 에코플랫폼과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분산자립적이고 평화적인 에너지로 교류와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면, 북한과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개발과 협력에도 매우 중요한 일대 사건이 될 수 있다. 유엔의 개발 어젠다로서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지원과 남북협력기금 사업으로 얼마든지 실행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미국·중국 등 세계 국가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뛰고 있다. 유선 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듯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로 세계가 전환하고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그리드의 세계적 표준 정립은 이를 선도하는 지역에게 영예와 혜택이 주어진다. 풍부한 바람과 태양, 자연친화적인 제주가 미래에너지 첨단산업의 세계적 시험무대로서 인프라를 갖추어 가고 있다. 제주는 거대 중국시장과 일본 등 세계를 향한 마케팅의 최적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계적 투자자,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테슬라 같은 전기자동차 기업들이 제주에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사회 에너지 전환은 제주가 앞장설 것이다. 기후변화를 선도하는 지방정부로서 세계 각국의 지자체와의 협력도 이어갈 것이다. 제주의 미래 비전이 세계 도시에 확대 적용되는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원희룡제주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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