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회] 최고의 싸움소는 북두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지난 27일 경북 청도소싸움 경기장에서 북두가 만남과 최강의 싸움소 자리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몸에 붉은 점이 찍혀 있는 소가 북두. [사진 청도공영공사]

올해 소싸움판 최강의 싸움소가 가려졌다. 하루 5㎞를 뛰며 체력을 기른 8살 싸움소 '북두'다.

북두는 지난 27일 경북 청도소싸움 경기장에서 열린 2015년 최강전에서 라이벌 '만남'을 목감아돌리기 기술로 누르고 체중 800㎏ 이상 무제한급(갑종)의 왕중왕 자리에 올랐다. 북두 주인 곽인화(60)씨는 "하루 두 끼 모두 8㎏씩 배합사료를 먹는 북두는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장점"이라며 "타이어를 뿔로 들이박으면서 익힌 '뿔걸이' 기술도 상대 싸움소를 뒷걸음질치게 만드는 특기"라고 말했다. 북두는 힘센 장수가 많다는 북쪽지방 우두머리라는 뜻에서 곽씨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최강전에서 체중 700~800㎏인 을종은 겁없는 싸움소로 유명한 '벌이'가, 600~700㎏인 병종에선 민첩한 몸놀림이 특기인 '악돌이'가 최고의 싸움소에 이름을 올렸다. 최강전은 올해 청도 소싸움 경기에 참여한 전체 싸움소 283마리 가운데 체급별로 4마리씩 우수 싸움소가 대표로 참가해 격돌했다. 소싸움의 승패는 상대 소가 힘에 밀려 뒤로 계속 물러나거나 엉덩이를 보이고 달아나면 승부가 갈린다.

남성출(34) 청도공영공사 홍보담당은 "최강전을 끝으로 싸움소는 새해 첫 경기가 열릴 때까지 낙지나 십전대보탕 등 영양식을 먹으며 휴식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2011년 9월부터 시작된 청도소싸움 경기에선 국내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도박을 할 수 있다. 1인당 한 번에 100~10만원을 걸 수 있다. 올해만 65만여 명이 소싸움 경기장을 찾았고 이 가운데 1만여 명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소싸움은 내년 1월 9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12월 25일까지 102일간 1224경기가 예정돼 있다.

청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