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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뉴욕 노숙자 대공황 이후 최다" 어린이 노숙자 2만3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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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홈리스(노숙인) 숫자가 7만5000여명으로 1930년 대공황 이후 최다라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AFP 등은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노숙인이 7만5323명으로 대공황이었던 1930년대 이래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전체 노숙자의 14%에 달하는 규모다.

2013년께는 5만여명 수준이던 뉴욕 노숙인 숫자가 불어난 이유는 빈곤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마약 남용이나 정신질환 등을 앓던 노숙인이 많았던 반면, 현재는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노숙인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임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떨어지면서 노숙자가 늘어났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노숙인은 2007년 64만7258명에서 올해 56만4708명으로 줄었지만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다.

AFP는 "뉴욕의 공원, 지하철 역 등에서 자는 사람이 적어도 4000명은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먹고 자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홈리스들이 늘면서 뉴욕 당국은 공항에서 노숙인을 퇴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노숙인 가정의 아이들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집계된 노숙인 4명 가운데 1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시의 어린이 노숙인은 2만3000명으로 뉴욕시 노숙인의 30%에 육박한다.

정부가 파악한 노숙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어 있는' 노숙인도 적지 않다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최근 26억 달러(약 3조원)를 들여 향후 15년간 노숙인 쉼터를 1만5000채 짓겠다고 발표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과거 뉴욕시장 자리를 놓고 겨루던 크리스틴 퀸과 손을 잡고 노숙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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