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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년 9조원 무기 수입 세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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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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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2014년 세계에서 가장 무기를 많이 수입한 나라로 나타났다.

무인정찰기 등 미국서 8조원 구매
NYT “북한 핵개발·군사도발 영향”
이라크 8조원대 2위, 브라질 3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도서관 산하 의회조사국(CRS) 연례 무기거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78억 달러(약 9조1300억원)의 무기 구매계약을 체결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 됐다. NYT는 한국이 최근 수년 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군사적 도발로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이 구매한 무기 가운데 70억 달러(약 8조1940억원)가량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산 정찰용 무인항공기를 구매했고 수송헬기 및 관련 기술 지원 계약도 맺었다.

 이라크는 지난해 73억 달러(약 8조5450억원)의 무기를 구매해 한국에 이어 두 번째 무기 수입국이 됐다. 2011년 미군 철수에 따른 군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3위 무기 수입국은 브라질로 지난해 65억 달러(약 7조6080억원)의 무기를 구매했다. 주로 스웨덴제 항공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지난해 전 세계 무기 판매 규모는 718억 달러(약 84조420억원)로 전년(701억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국제 경기 침체로 무기시장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은 미국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미국의 지난해 무기 수출은 362억 달러(약 42조3720억원)로 전년(267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가까이 늘었다. 최대 고객은 한국을 비롯해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나타났다.

 2위 무기 수출국은 러시아가 차지했지만 미국과 격차는 컸다. 지난해 102억 달러(약 11조9390억원)의 무기를 수출했는데, 전년(103억 달러)와 비슷한 규모였다. 3위는 스웨덴으로 55억 달러(약 6조4380억원)의 무기를 수출했고 프랑스(44억 달러·약 5조1500억원), 중국(22억 달러·약 2조575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세계 무기시장이 최근 수년간의 등락기를 지나 정체기에 들어섰으며 무기 수출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기 수출국들이 완제품 수출뿐 아니라 금융 지원과 조립시설, 기술 지원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미국은 세계 무기시장에서 강력한 수출국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쓴 CRS 안보전문가 캐서린 시어해리는 “많은 무기 수출국이 전통적인 군사협력국가 외에도 신흥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CRS가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제공하는 연례 리포트로 2007~2014년 세계 무기거래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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