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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 가고도 세계서 통할 지역 콘텐트 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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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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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각 원장은 지역콘텐트를 “세계도 놀랄, 우리도 몰랐던 우리 이야기”라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성공하려면 ‘서울 가라’고들 했잖습니까. 서울 안 가고 각 지역에서 젊은이들이 일 할 수 있는 문화산업을 키우려는 겁니다. 그러려면 지역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시장, 글로벌시장에 통하는 문화콘텐트라야 합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지역색·호소력·매력 갖춰야 성공”

 지역콘텐트산업 육성에 새로 힘을 쏟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 송성각(57) 원장의 말이다. 콘진은 이를 위해 올해와 새해, 각 100억원 규모로 신규예산을 마련했다. 올해는 전주 전동성당 미디어 파사드, 울산 반구대암각화 소재 공연·웹툰 등 20여 지원사업을 선정했다. 대부분 각 지역 진흥원과 현지 기업의 협업이다. 또 지난 10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각 지역 39개 기업의 콘텐트 50여 종을 테마파크처럼 선보이는 체험형 전시도 열었다. 콘진은 이를 ‘글로컬 페어’라 부른다. 글로벌화 될 수 있는 로컬 콘텐트는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미다.

 “지방 출신 가수라고 봐주는 게 없듯, 지역 것이니까 무조건 봐달라고 할 수는 없지요. 콘텐트 비즈니스는 매력적이냐, 아니냐일 따름입니다.” 그의 논리는 명확하다. 국내 시장이 너무 작으니 지역콘텐트도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콘텐트는 콘진이 갖춘 해외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유치까지 이어지도록 ‘엑셀러레이터(가속기)’ 역할을 할 계획이다. 개별 콘텐트가 매번 ‘전세계’를 향해야 한단 뜻은 아니다. 송 원장은 중국 내륙 도시 충칭(重慶)을 예로 들었다. 그 자체로 인구 3000만을 훌쩍 넘는 거대 시장인데다 한류에 우호적이고 문화 관련 비즈니스 수준도 상당한 곳이다. “충칭에 저팔계닷컴이란 기업이 있어요.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완성품을 판매한다면, 여기는 온갖 판매품의 디자인만 해줘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냅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이름난 명화를 거대하게 투사하는 전시로 널리 관람객을 불러모으는 프랑스 작은 마을인데, 본래 채석장이었던 곳이다. 지역콘텐트가 성공하려면 이처럼 “지역색만 아니라 보편적 호소력과 매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융·복합성도 강조했다. “호주의 ‘비비드 시드니’ 는 원래 LED조명쇼로 시작해 점차 음악·광고 같은 분야까지 결합해 관광객에게도 인기입니다. 한 번의 소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융합, 복합이 이뤄지는 겁니다.”

 송 원장은 궁극적 목표를 “국토균형개발”이라 말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죠. 지역에 일이 있어야 사람(인재)이 모이고, 사람이 있어야 일이 생깁니다. 성공사례가 나와야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글=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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