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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나는 왜 고양이 밥을 주는가-캣맘, 캣대디를 만나다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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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캣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캣맘이란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자발적으로 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최근 사회를 뜨겁게 달군 ‘캣맘 살인사건’은 캣맘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건 발생 초기 상당수의 매체와 여론이 캣맘에 대한 보복성 범행이라고 추측했지만, 수사 결과, 캣맘과 전혀 관계없는 ‘중력실험’이었다고 밝힌 초등학생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캣맘에 대한 혐오와는 관련 없는 사건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으로 캣맘과 길고양이에 대한 문제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화제의 중심에 있는 캣맘, 캣대디의 생각은 어떠할까? 우리는 캣대디 최 모(25·대학생)씨와 캣맘 윤 모(17·고교생)양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게 된 계기는?

(캣대디) “우연히 공용주차장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는 새끼고양이를 만난 게 인연이 되어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캣맘) “‘열아홉 스물하나’라는 웹툰의 여주인공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보고 작은 일로 길고양이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먹이 주는 일을 시작했다”

-캣대디와 캣맘으로서 어려움은?

(캣맘·캣대디)“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곳 보다는 건물 사이나 인적이 드문 곳으로 길고양이를 유인해서 준다.”

(캣대디) “몇몇 캣맘들이 먹이를 주고 그 자리를 깨끗이 안 치우는 경우가 있다. 먹이 준 곳 또한 깨끗하게 정리해 주변환경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캣대디·캣맘과 주민들의 갈등은 심심치 않게 확인 할 수 있다. 3년 전 인천 연수구에서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줘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J씨을 폭행하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거꾸로 처박아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A씨가 불구속 입건되는 일이 있었디. 이런 사건들이 캣맘과 주민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캣맘 관련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캣대디) “길고양이와 캣맘 혐오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토론회 등을 열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인 합의를 거친 후 제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캣맘) “고양이는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캣맘을 폭행하거나 갈등이 심화되어 법정다툼까지 가게 되는 것은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불만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고양이도 생명이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서울시 일부에서 시행하는 고양이 급식소 설치와 같이 정책적 문제로 접근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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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청은 고양이 보호 단체와 협력해 2013년부터 현재까지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정책 시행 이후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사진=강동구청]

-TNR(Trap, Nouter, Return. 불임수술 시킨 후 돌려보내 개체수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캣맘) “일부에서는 동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시민의 삶과 길고양이의 공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자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도 TNR을 지원하고 있지만 200마리 가량의 중성화수술을 시행할 수 있을 정도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캣맘이나 캣대디 중 사비를 털어 TNR을 시키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는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캣대디) “길고양이는 도시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며 자연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없고, 자연에서 살던 고양이가 도시의 길고양이로 변한다. 고양이의 번식은 일년에도 수차례 가능하고 한번에 5마리 정도를 출산하기때문에 그대로 두면 고양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선진국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택한다면 중성화 사업만이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과거 길고양이의 개체수 감소를 위한 방법으로는 살처분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는 윤리적 논란이 될 뿐만 아니라,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상 진공효과가 발생해 개체수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일어났다.

(캣맘) “일본 신주쿠의 길고양이 보호단체 네코다스케의 사례는 철저한 모니터링과 관리로 TNR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신주쿠의 한 마을에서는 144마리였던 고양이의 개체 수가 TNR 후 30마리로 줄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TNR을 시행한다면 고양이 울음 소리로 인한 소음 문제 또한 해결돼 사람과 부딪히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의 활동 역시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글=이은진(제주여고 2)·부영은(제주사대부고 2)·김진성(대기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아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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