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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수녀 성인(聖人) 추대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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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고 수녀회를 벗어나 빈자를 돌보는 길로 나선 테레사 수녀. [AP=뉴시스]

1997년 타계한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가 성인(聖人)으로 추대된다. AP통신은 이탈리아 가톨릭 신문 아베니레를 인용해 “교황청이 테레사 수녀를 성인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톨릭은 2개 이상의 기적을 행한 것으로 인정할 경우 성인으로 추대한다.

로마 교황청은 98년 인도 여성 모니카 베스라가 테레사 수녀의 사진에서 빛을 본 후 위암 종양이 모두 사라진 것을 첫 번째 기적으로 인정했다. 이번에 교황청이 인정한 기적은 2008년 브라질의 엘미란 페레이라 산토스라는 남성에게 일어난 기적이다.

당시 다발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그는 테레사 수녀에게 완치를 바라는 기도를 드리고 이틀 만에 완전 치유됐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그가 집중치료에 들어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뇌종양이 모두 사라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교황청은 현지 조사를 거쳐 브라질의 사례를 기적으로 판단했고, 테레사 수녀를 성인의 반열에 올리기로 17일 결정했다. 이날은 마침 프란치스코 교황의 79번째 생일이다.

테레사 수녀는 사망 후 2003년 10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복자(福者)의 반열에 올랐다. 복자는 성인 전 단계로 뛰어난 신앙이나 순교로 이름 높은 이들에게 내려지는 칭호다. 당시 바오로 2세는 순례자 20만 명이 모인 가운데 테레사 수녀의 시복(諡福·교황이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에게 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선언)식을 거행했다. 이탈리아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테레사 수녀의 서거 19주기인 내년 9월 5일을 전후해 그를 성인으로 추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콜카타의 성녀’로 불리는 테레사 수녀는 1910년 마케도니아공화국에서 태어나 18세에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녀가 됐다. 이후 인도로 건너가 콜카타의 수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50년 ‘사랑의 선교회’를 세운 뒤 빈자를 위한 구호활동을 펴며 ‘마더 테레사’로 불렸다. 테레사 수녀는 75년 알베르트 슈바이처 상을 받았고, 79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상금 전액을 구호활동에 사용했다.

테레사 수녀는 97년 9월 5일 87세로 타계했고 인도 정부는 국장을 치르며 그를 추모했다. 테레사 수녀는 81년, 88년 두 차례 한국을 찾아 사랑의 선교회 활동을 점검하기도 했다. 사랑의 선교회는 교황 직속 수녀회로 베네수엘라·스리랑카·탄자니아·호주 등 120여 개국에서 환자요양소·무료급식소·고아원·학교 설립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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