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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R&D인재 미스매치 풀자" 대학·정부·기업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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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연구인력 채용박람회
규모 작아도 대기업 수준 연봉
강소기업들 연구인력 구인난 호소
늘어난 이공계 석박사는 구직난
산업부 주최, 서울대 공대 등 주관
로봇?IT 등 100여 개 기업 참여
"서로의 눈높이 확인 기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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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제1회 대한민국 연구인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미스매치 격차를 줄여주기 위해 사전에 열린 네트워킹 데이 장면.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는데 어중간한 회사는 가고 싶지 않아서 심사숙고하고 있다. 남들보다 오래 공부한 만큼 기대도 갖고 있다.”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증가하는 중견기업이지만 인력 채용은 쉽지 않다. 어렵게 채용해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직무교육을 시켜 놓으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구직자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인력난을 겪는 현실이 드러나는 대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15년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5년간 중소기업의 고용 증가 인원은 195만4000명으로 전체 고용 증가의 85.9%를 차지하면서 고용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높은 스펙을 가진 인력이 구직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강소기업일수록 기술 개발 관련 고급 인력이 중요한데 정작 인력 수급 부족 현상은 석사·박사로 갈수록 심화되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직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의 1·2차 협력업체인 중소·중견기업의 구인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R&D 역량이 떨어지면서 대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에서 올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직자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원인은 ▶희망하는 연봉 수준과의 차이 ▶고용 안정성과 지속성의 부족 ▶낮은 복리 후생 순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만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복지제도를 제공하는 강소기업도 적지 않다.

석박사급 연구인력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기여한다는 게 산업통상자원부가 ‘제1회 대한민국 연구인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한 배경이다. 이번 연구인력 채용박람회는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주관으로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우수 인재의 중소·중견기업 유치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의 격차를 줄여 동반성장으로 이어지며 국가경쟁력 제고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산업부의 뜻에 공감대가 형성돼 높은 호응을 보였다. 100여 개 중소·중견기업, 90여 개 대학원 연구실의 석박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여 기업은 의료영상장비 전문업체부터 최근 각광받는 전자결제 및 인증서비스까지 다양했다. 또 로봇공학·나노소재·IT 관련 연구실부터 모바일 트렌드에 강한 시각디자인 및 브랜드디자인 랩, 디지털미디어시스템연구실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인력이 모였다. 산업부 도경환 실장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대기업·대학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장기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기능 인력보다는 R&D에 투입 가능한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과 수요 기업 발굴 ▶채용 성공률 제고를 위해 우량 기업과 구직자의 상호 니즈 파악 및 매칭 ▶중소·중견기업과 연구인력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한 대학원 연구실 차원의 접근 ▶네트워킹데이 등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 경주 등이 기존 채용박람회에 비해 돋보였다. 아울러 부스 설치를 지양하고 사전예약을 통해 매칭된 연구인력과 기업이 스탠딩 부스에서 자유롭게 질의응답할 수 있도록 캐주얼한 톤앤매너(tone&manner)로 운영된 것도 특징적이다. 또 기업에서는 엔지니어와 인사담당자가 함께 참여했다.

채용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산업부는 미래성장성·근무환경·급여·복지 등에서 대기업 못지않은 중소·중견기업을 적극 발굴했다. 기업과 구직 인력의 눈높이 차를 최소화하는 데에 특히 중점을 뒀다. 대기업의 협력을 이끌어내 협력사 채용박람회 지원 및 R&D 역량 강화를 위한 인턴 프로그램 지원 등도 마련했다.

또 산업부는 채용박람회의 사전행사 격으로 지난달 13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드라이빙 인터뷰 행사를 개최했다. 30개 중소·중견기업 CEO 및 연구소장과 서울대 나노에너지재료실험실 등 32개 대학원 연구실의 석박사 학생 100여 명이 참여했다. 서로의 눈높이 격차를 줄여보자는 게 취지였다. 기업 관계자와 학생들이 승용차와 버스 20여 대에 나눠 타고 서울에서 춘천까지 이동하면서 취업·진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기업 견학, 선배 엔지니어·CEO와의 대화 등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채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우량 기업과 구직자를 사전에 발굴하고 상호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니즈를 파악하고 매칭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연구인력들이 실무자이자 선배들을 만나 스펙과 직무 적합성 등을 파악하며 서로의 눈높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부는 부설연구소를 갖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석박사 연구인력을 채용할 경우 최대 3년간 급여의 50%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정재훈 원장은 “우수 연구인력이 중소·중견기업에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과 연구인력 간의 관계 형성에 목표를 두고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구인·구직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차별화된 중소·중견기업 채용시스템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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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열린 드라이빙 인터뷰 행사. 30개 중소·중견기업과 32개 대학원 연구실에서 참여했다.

참가 기업 중 뷰웍스·대창솔루션 ·동화엔텍 등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눈길을 끌었다. 의료영상장비 전문업체인 뷰웍스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연구원이며, 상반기에 코스닥협회로부터 최우수 일자리창출기업상을 받은 강소기업이다. 대창솔루션은 메인베어링서포트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세계적 회사로 사업다각화를 위해 해마다 매출의 4%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동화엔텍은 선박·플랜트용 열교환기 분야의 히든챔피언으로 세계 5대 기업으로 꼽힌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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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연구인력 채용박람회 참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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