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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의화 "선거구획정,형님인 여당이 너무 당리에 치우쳐"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회동에선 쌀쌀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이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여야가 '합의처리'키로 한 법안들의 직권상정을 부탁하기 위해 정 의원을 찾았지만,여당 출신의 정 의장이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양당 원내대표가 이번 정기국회 내에 합의해서 처리키로 한 법안이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이건에 대해선 양당이 합의해서 처리해야 하고, 지금 국회에서 의논하고 있지만 전혀 진행이 안되고 있다. 야당의 비협조로 인해서. 의장님 입장에서 권고도 하시고,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있도록 운영을 해주십사하는 건의의 말씀 드리려 찾아왔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북한인권법도 야당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해서 중간 합의안이 나와있다. '야당이 의도적'이라고는 안하겠지만, 국회에 대한 태업 아닌가. 아무것도 안하는게 되니까. 이 정기회가 19대 마지막 정기회인데 이 시기를 놓친다는 것은, 또 언제 할 수있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선…"

▶원 원내대표="의장님 찾아온 목적은 양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정기회 내에 처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이행될 수 있도록, 의장님께서…"

이 대목에서 정 의장은 "내가 추측컨데는 대표 말씀대로 봤을땐 그렇게 합의가 됐으니 의장께서도 직권상정으로 해달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의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헌법과 국회법 내에서 할 수있다. 그다음엔 (합의를)종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야 합의없이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데 그는 부정적이었다.

원 원내대표가 "(합의)안된 것도 의장님이 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정 의장은 말을 자르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면서 원 원내대표에게 "꼭 여당에서 하고 싶으면 원내대표가 도시락 싸 다니면서 야당 이종걸 원내대표를 따라다니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 원내대표는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고 머쓱해했다.

원 원내대표가 선거구 획정문제를 꺼내자 정 의장은 "형님이라고 볼수 있는 여당이 너무 당리에 치우쳐있는게 아닌가. (협상이)성사되지 않아 현재와 같이 간다고 하면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쓰나미가 생길 수 있다"고 친정인 새누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의장님이 하실 게 굉장히 많다"고 했지만 정 의장은 "많으면 그것을 메모해서 정리해서 달라.공항에 나가봐야 해서 바쁘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화 내내 원 원내대표와 조 원내수석부대표의 말을 정 의장이 중간에 자르는 등 긴장감이 팽팽했다.

정 의장이 이날 선거구획정과 관련해 "여당이 너무 당리에 치우쳐있다"고 말한 데 대해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것은 이해가 부족해서 하시는 말씀"이라며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야당이 자기당에 유리한 것을 들고 나왔는데 우리가 그냥 손해보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들어줄 수 있나"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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