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 받아들이는 용기가 좋은 예술 만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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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호 19면


부임 첫 해 개막작으로 국립무용단 ‘회오리’를 선택한 이유는.“예술에서는 더 발전하고 싶은 욕망이 중요하다. 전통미를 중시하면서도 다른 것을 받아들이며 재능을 발전시켜 나가는 국립무용단의 용감한 시도야말로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프로젝트라고 평가할 수 있다.”


파리 테러 직후 개막 문제로 고민이 있었나.“춤추고 노래하고 싶어하는 우리 아이들이 죽었기에 큰 상처와 아픔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일을 통해 예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고, 우리에게 큰 에너지를 줬다. 문화예술계는 현재 의욕이 넘친다. 공연을 계속하는 그 자체로서 폭력에 반대하는 것이다. 테러가 없었다면 객석이 더 찼겠지만 관중과 예술가들이 안전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번 행사 초청작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나. “기준은 없다. 수십 년간 무용을 하고 파리오페라 발레를 20년간 지휘하면서 개인적인 본능에 충실한데, 늘 다른 데로 문이 열린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낀다.”


유럽인들이 느끼는 동양춤의 매력은.“동양춤도 다 다르지만 국립무용단 ‘회오리’는 연약함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느낌과 공간과 호흡하며 대화하는 듯한 움직임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무용에서 중요한 것은 음악과 공간과의 관계인데 공간 속에 너무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큰 영감을 준다.”


유럽인들은 더 전통적인 동양춤을 좋아하지 않나.“내 역할은 무용제에 좋은 극장이 만든 특별한 무용을 제안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전통 무용도 보고 싶어하기에 특별히 마스터클래스를 요청했다. 공연이 현대적이라 마스터클래스는 가장 전통적인 것을 주문했고, 전통과 현대의 만남에 많은 이들이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