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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정밀타격용 드론 아직 없고 … 경제 제재 철회 겨냥 완력 과시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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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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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폭기 Tu-22 M3기가 시리아의 IS목표물에 폭탄을 퍼붓고 있다. 이 전폭기의 날개는 전폭 34m, 길이는 42m다. 유도·비유도 고폭탄과 kh-22대함 미사일을 장착한다.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5000㎞가 넘는다. [유튜브 화면 캡쳐/리아 노보스티]

지난 11월 17일 러시아가 처음으로 시리아 라카 지역의 이슬람국가(IS) 거점 폭격에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동원했다.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가 실제 전투에서 최신 정밀타격 무기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리아 공습에 전략폭격기를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고 효율적인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 IS 공습에 장거리 전략폭격기 동원
Tu-22M3 등 20여 대 5시간 비행
순항미사일 34기 발사, 작전 수행
"폭격기 동원 군사적으론 과도해도
테러리즘에 무력 과시 필요" 지적도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서 Tu-22M3 폭격기들은 한번에 5시간20분 동안 4510㎞를 비행 했다. 전략폭격기 Tu-160과 Tu-95MS는 각각 8시간20분, 9시간30분간 6566㎞를 비행했다. 공습과정에서 총 34개의 순항미사일이 발사됐다.

러시아 공군 전략폭격기들이 실전에서 최신 공대지 전략 순항미사일 Kh-101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5500㎞다.

전술미사일공사(KTRV) 사장 보리스 오브노소프는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하여 ‘여러 개의 신제품’을 군에 보급했다”고 말했다. Kh-101 개발사인 ‘라두가’도 KTRV 계열사다. 오브노소프 사장에 따르면 KTRV는 장거리 정밀타격 전술무기 개발 분야에서 미국에 뒤지지 않으며 일부 부문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번 IS 거점 공격은 카스피해상에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개발 무기의 실전 테스트였다고 볼 수 있다.

본지가 만난 전문가들은 IS를 상대로 장거리 폭격기가 동원된 것은 지난 10월 31일 22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321기 테러에 대한 ‘응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여겼다.

『8월의 전차들』 저자인 안톤 라브로브 민간 군사전문가는 “시리아 공습의 강도를 단시일 내 높이려면 장거리 폭격기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유일한 방법이다. 라타키아 기지 주둔군은 이미 능력 최대치를 끌어올려 쓰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보자면 20대의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야 할 정도의 목표물은 시리아 내에 없다” 고 말했다.

시리아 내 러시아 항공우주방위군 전력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돼 있는 유일한 중량급 항모순양함 ‘쿠즈네초프 제독’을 파견하는 것이다. 정밀타격 무기를 탑재한 다목적 전투기 MiG-29K 12대, 비유도 미사일을 탑재한 중량급 함재전투기 Su-33 14대를 실은 ‘쿠즈네초프 제독’은 시리아 주둔 항공우주방위군에 해상지원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순양함이 현재 바렌츠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전문 사이트 ‘보엔니 파리테트(군사적 균형)’의 안드리안 니콜라예프 편집장은 러시아가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킨 것은 과시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국제적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테러가리즘과의 싸움에서 자신의 완력, 즉 군사적 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 제재 철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미국 전략공군의 전례를 따라 시리아 대규모 공습에 전략폭격기 Tu-160과 Tu-95MS를 출격시켜 순항미사일 폭격을 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보았다. 그는 “하지만 그러한 전례는 이미 한물간 것이다. 현재 서방국가들은 정밀타격을 위해 공격용 드론 ‘프리데이터’와 ‘리퍼’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아직 공격용 드론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덩치 큰 전략폭격기를 동원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티야나 루사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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