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빌 클린턴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게 자랑스럽다"

중앙일보

입력 2015.11.23 08:05

업데이트 2015.11.23 14:31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본지에 보낸 애도 성명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 처한 한국 국민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비전과 희생은 한국의 완전한 민주화를 실현하는데 기여했다.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며 미국과 한국 간의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지역 안보와 협력을 증진시켰던 게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환대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과 같은 해인 1993년에 취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 해 7월 부인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방한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조깅을 했고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친필 휘호를 써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서전 『나의 인생』에서 93년 방한을 놓고 한국 정부가 세심하게 대접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 국민들을 대신해 김 전 대통령을 잃은 한국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가장 도전적인 시기에 한국 국민들을 이끌었고, 한국 리더십에서 평화로운 권력 교체라는 선례를 남겨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한국의 평화와 안정·번영을 위한 김 전 대통령의 공헌은 항상 기억될 것이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한국 정부 및 국민들과 미국과의 강건한 관계에 간직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대표적 친한파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이날 애도 성명에서 “김 전 대통령은 수십 년에 걸친 한국의 군부 통치를 공식적으로 종식시킨 민주주의의 주창자”라며 “한국이 군사 통치에서 다당제 민주주의로 평화롭게 전환하는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 같은 토대 위에 한국이 번성했다”며 “지역 안보의 핵심 축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양국 안보동맹의 강화에서 보여지듯 한ㆍ미는 가장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93년 김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장팅옌(張庭延·79) 초대 주한 중국 대사는 23일 홍콩 대공보에 실린 칼럼에서 김 전 대통령을 ‘반부패 투사’라며 추모했다. 장 전 대사는 “고인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우리 내부에 있는 부패·사치·태만으로 이를 제거하지 않고 한국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며 “금융실명제 시행은 김 전 대통령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기백을 잘 보여준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과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대사관 등 전세계 재외 공관에는 23일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객을 받았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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