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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만든 ‘고주파 쌍더듬이’ 기억에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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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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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근

MBC ‘일밤-복면가왕’의 숨은 공신은 복면을 만드는 디자이너 황재근(39·사진)이다. 4연승으로 화제를 모았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 등 독특한 복면 덕에 가수의 정체를 감추면서도 시청자의 눈길을 붙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을 시작으로 단시간에 예능 대세로 떠오른 그는 사실 방송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민머리에 독특한 안경, 살바도르 달리가 생각나는 콧수염까지. 인상적인 외모와 더불어 조근조근한 말투로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뽐낸다. 코믹 캐릭터로 자리 잡았지만, 알고 보면 세계 3대 패션스쿨 벨기에 앤트워프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하고,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우승해 ‘제쿤옴므’를 이끌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다. 그의 실험적인 디자인이 ‘복면가왕’ 제작진의 눈에 띄어 가면을 만들게 된 것이 ‘복면 신드롬’의 시작이었다.

TV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 황재근
세계3대 패션스쿨 ‘앤트워프’ 졸업
상업적 아닌 독창적 디자인 실험

 -매주 새로운 복면을 만드는 작업이 힘들겠네요.

 “요즘은 제가 많이 바빠서 도와주는 직원이 있어요. 지금도 밑작업부터 마무리는 제가 다 해요. 아이디어 내는 건 어렵지 않은데, 똑같은 스타일로 계속 가면 지겨우니 다른 스타일을 찾다 보면 기술적으로 점점 어려워져요. 격주에 이틀 녹화할 땐 방송국에 하루종일 붙어 있어요.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기억에 남는 복면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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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주파 쌍더듬이, 로맨틱 쌍다이아,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7회부터 제가 만들었는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로맨틱 쌍다이아’, ‘고주파 쌍더듬이’ 등 초기에 만들었던 게 기억에 남죠. 한 땀 한 땀 제가 다 만들었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지금은 제작진들의 취향과 스타일을 파악해서 조금씩 맞춰주고 있거든요.”

  -옷 만드는 일로 잘 살아본 적 없다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만족하면 그 옷은 일반 사람들이 입기에 너무 어려워져요.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건 상업적인 디자인보다 독창적인 디자인이에요. 안 그러면 제가 한국에 있었으면 될 걸 왜 힘들게 멀리 가서 아방가르드 패션을 배워왔겠어요. 저는 그쪽에 재능이 있고 되게 잘해요. 그래서 독특한 복면도 나오는 거죠. 한번 사는 인생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자신이 만드는 디자인을 어떤 스타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리파인 아방가르드(Refine Avant Garde). 한국말로 ‘정제된 실험성’이요. 걷잡을 수 없이 망나니처럼 되는 게 아니라 내공과 기운을 가지고 있는 거죠. 언뜻 비슷한 것 같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절대 비슷하지 않아요. 그게 더 어려운 거예요.”

 -어떤 디자이너로 남고 싶나요.

 “옷·인테리어·안경·신발 다 관심 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라이프 스타일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글=한은정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인터뷰 전문은 10대를 위한 뉴스채널 TONG(tong.joins.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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