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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인터넷서 IS 지지 … 현행법으론 추적 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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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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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이라고 밝힌 가족이 18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앉아 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시리아 난민 200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지난 2월 시리아에서 교전 중 사망한 인도네시아인 이슬람국가(IS) 대원의 소지품에서 한글로 된 명함이 발견됐다. 대구 지역의 교통카드와 한글 사원증도 있었다. 해당국의 정보기관이 국가정보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왔다. 국정원이 확인한 결과 이 인도네시아인은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2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그가 한국에 거주하던 당시 IS와 관련된 활동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2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출국한 뒤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 “테러 안전지대 아니다”
지지자들, IS와 연대 시도한 정황
대구 공단서 일한 인도네시아인
출국 뒤 IS 가담 시리아서 사망
시리아 난민 200명 국내 들어와
국정원 “IS 관련 가능성 감시 중”

 18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된 사례 중 하나다. 국정원은 이날 테러대응책 긴급 현안보고에서 이 인도네시아인이 국내에 거주할 당시 테러나 IS와 관련한 징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한국을 떠나 IS에 가담했기에 망정이지 국내에서 테러 기도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말했다.

 국정원 측은 “한국도 더 이상 IS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국정원은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200명에 대해서도 “IS와의 관련성 때문에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S 테러 위협이 보통 사람들의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인도네시아인 사례였고, 또 다른 사례로는 인터넷상에서 IS 지지를 표명한 한국인 10명이었다.

 국정원은 “10명의 인적 사항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IS 활동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측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관련 법령이 미비해서”라고 답했다고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말했다. 국정원은 정보위원들에게 “현행법상 이런 글이 게재된 인터넷 사이트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고 말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외로운 늑대’형으로 분류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외로운 늑대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①테러 가담 ②IS 공개 지지(예, 인터넷 지지 국민 10명) ③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습격(김기종) ④인터넷상 사제폭발물 제조자 등이다.

 실제로 국정원은 지난 1월 IS에 가담한 한국인 김모군처럼 직접 IS에 들어가기 위해 출국하려던 2명의 한국인을 적발해 공항에서 저지했다. 또 테러단체에 가입해 전투원으로 활동하는 외국인이 90개국 2만 명 선에서 최근 100개국 3만 명 선으로 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서방 출신은 5000명인데 이 중 500명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우리도 김군 같은 경우 귀환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들을 관리할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야는 대테러센터의 컨트롤타워를 국정원에 둘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야당은 대테러센터를 국정원에 뒀을 경우 생기는 권력남용을 걱정하는데 그 문제만 해결하면 관련 법이 제정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민 의원은 “ 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국정원의 신뢰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대테러 지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데 이론이 있다”며 “토론이 필요하다. 법 제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가영·이지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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