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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박원순과 당 대표 역할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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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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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경남지사, 천정배 의원,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왼쪽부터)가 18일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김경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과 당 대표 역할을 나누는 임시 지도부 구성을 제안했다. 18일 광주광역시 조선대 강연에서다.

“총선 전까지 임시 지도부” 제안
안 “주위 의견 더 들어보고 판단”
최고위원들 “마음대로 대체” 반발

 ‘천정배 신당’이 출범식을 한 이날 광주를 방문한 문 대표는 강연에서 “저는 언제든지 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백의종군할 의사가 있다”며 “혁신과 단합을 저 혼자서 해내는 것은 벅차다”고 말했다.

 그는 “문·안·박 연대가 성사되려면 분명한 위상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적어도 다음 총선까지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분과 당 대표 역할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 공동선대위나 선거기획단 또는 총선정책공약준비단, 인재 영입 등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다. “안 의원이 주장하는 본질적 혁신은 백번 옳은 이야기”라고도 했다.

 문 대표는 “당내에서 정치적 합의를 통해 임시 지도부 체제를 받아들여줘야만 가능하다”며 “필요하면 당무위나 중앙위를 소집해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표는 “(당) 단합을 명분으로 혁신을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대단히 강하다”며 “저를 흔드는 분들도 실제로는 자기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인데 공천권을 서로 나누는 옛날식 정치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제안에 박 시장은 “서울 시정에 중심을 두고 전념하면서 법 허용 범위 안에서 돕겠다. 구체적인 방법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최창환 시장 정무수석이 전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청년 실업난과 관련해 ‘고단한 미생들과의 간담회’를 한다. 최 수석은 “당과 정책공조가 가능한 부분에선 박 시장이 힘껏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을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고만 했다. 그의 한 측근은 “문 대표가 혁신 의지의 절박감이나 구체성이 미흡한 것 같다”고 했다.

 문·안·박 임시 지도부가 현 최고위원회를 대체하도록 하자는 제안에 기존 최고위원들은 반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작 당원이 뽑은 최고위원들에게는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권한을 나누는 건 또 다른 지분·권력 나누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최고위원들이 끝까지 거부하면 문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통해 현 지도부를 무력화하고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말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 출범식을 하고 참여 인사 면면을 공개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전홍준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대표가 추진위 고문으로 참여했다. 추진위원으론 노무현 정부 국민참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 이주헌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한신대 이해영 교수, 장진영 변호사 등 32명이 포함됐다. 추진위는 다음달 13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하고 내년 1월 창당 작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천 의원은 “민심은 이미 수명을 다한 정당을 떠났다”고 말했다.

글=김형구 기자, 광주=위문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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