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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클래식과 사랑에 빠진 분 많아졌다니 기분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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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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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8일 일본 도쿄의 폴란드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인기 아이돌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NHK 교향악단과의 협연 등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지난달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후 첫 방일이다. 조성진은 18일 도쿄 폴란드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명한 것도 좋지만 변하지 않는 목표는 훌륭한 음악을 만들고 훌륭한 음악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연주 일정이 모두 잡혀 있어서 내년 2월에나 한국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응원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했다.

  조성진은 오는 20~21일 도쿄 NHK홀에서 NHK 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한다. 이어 23일에는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콩쿠르 우승 기념 연주회를 갖는다. 한국에서는 내년 2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들이 참여하는 갈라 콘서트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

 - 일본을 먼저 찾은 이유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누가 되든지 NHK 교향악단과 협연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 우승 이후 어떻게 지냈나.

 “폴란드 도시들을 여행했다. 맛있는 밥도 먹고 런던·파리에서 연주한 후 일본에 왔다.”

 조성진은 지난 7일 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인근 클래식 콘서트장에서 쇼팽의 녹턴과 스케르초 등을 연주했다. 3층 객석까지 가득 채운 유럽의 음악 애호가들은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연주를 끝내자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날 2시간 공연을 마치고 앙코르 요청을 받아 3곡을 더 연주했다.

 - 우승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에서 저에 관한 기사들을 보며 깜짝 깜짝 놀란다. 많은 여성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큰 변화다.” (웃음)

 - 한국에서 ‘조성진 신드롬’이 일고 있다.

 “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과 사랑에 빠졌다니 정말 기분이 좋다.”

-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출신 필립 앙트르몽이 심사에서 10점 만점에 1점을 줬다.

 “모든 사람들이 다른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가족 등 주변에 음악가가 없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림과 운동 등 다양한 기회를 주셨다. 저는 음악을 좋아했고 피아노를 선택했다”

 -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지 고민하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조언한다면.

 “10년 후에는 제가 뭐라고 충고해 줄 수 있겠는데 조언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와 키릴 코자체프스키 주일 폴란드대사, 50여 명의 일본 기자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일본인 피아니스트 에비 아키코(海老彰子)는 “지난 7월 예비심사 때부터 조성진의 모든 연주를 들었다. 굉장한 피아니스트가 굉장한 쇼팽이 됐다”고 극찬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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