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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것’이 분명한데 침대처럼 흔들리지 않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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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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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5 공학교육페스티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제품 ‘자동수평유지 들것’의 시현을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왼쪽 여섯번째),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왼쪽 일곱번째) 등 내빈이 지켜보고 있다. 이 제품은 가천대 학생들이 만들었다.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가천대 기계공학과에 재학중인 김충만(25)씨는 ‘들것’으로 환자를 구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안했다. 들것이 항상 이리저리 흔들려 환자도 안전요원도 힘들어 보였다. 멀쩡한 사람도 들것에 오르면 오히려 병을 얻어갈 것 같았다. 이런 고민에 착안해 김씨는 뜻이 통한 친구 5명과 함께 ‘흔들리지 않는 들것’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참신성과 실효성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됐다.

창의·융합 기술 쏟아진 현장
손가락 동작 인식, 분수 세기 조절
폰으로 숙박 예약, 문 여닫기까지
대기업이 현장서 맞닥뜨린 문제
학생들에게 제시해 함께 풀기도

 젊은 학생의 톡톡 튀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산업계 수요에 맞는 우수 공학 인재를 키우기 위한 장이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학 업(UP), 제조 업(UP), 대한민국 업 (UP)’ 을 주제로 18, 19일 이틀간 대구 엑스코에서 ‘2015 공학교육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공학교육혁신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공학 교육의 혁신 성과를 확산하고 산업계 수요에 맞는 공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외 120개 공과대학에서 2만명의 학생과 교수가 참가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전국 84개 공과대학 학생이 만든 우수 ‘캡스톤디자인’ 작품 218점이 전시됐다. 캡스톤디자인은 공과 대학생의 실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부과정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설계·제작하는 교육 과정을 뜻한다. 산업부는 이중 우수 작품을 만든 16개 팀에 시상했다. ‘자동수평유지 들것’을 만든 가천대 팀의 대표 학생인 김충만 씨는 “사고가 난 사람을 힘겹게 들것으로 옮기는 안전요원을 보며 이 작품을 처음 생각했다”며 “우리 작품이 실제 응급 상황에서 쓰일 수 있도록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가락만 움직여 분수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모션인식 분수’(연세대 팀), 스마트폰을 통해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결제와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닫는 ‘스마트 체크인 시스템’(계명대 팀)과 같은 창의적인 작품도 전시돼 관람자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산업계 수요에 적합한 공학 인재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우선 공학도의 아이디어를 통해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공대생 간 공동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대표적인 게 ‘공학 어벤져스’다. 기업이 제시한 특정 문제에 대해 가장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팀은 기업과 6개월간 공동 프로젝트를 벌인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동부대우전자와 같은 국내 주요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학교육혁신센터가 함께 공대생의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해 창업을 지원하는 ‘무한도전 아이스타(Idea Start-Up)’ 프로그램도 열렸다.

 해외 공대생의 작품을 소개하는 ‘글로벌 캡스톤디자인 전시관’과 중·고등학생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인 ‘주니어 엔지니어링 클래스’와 같은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박일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청년 공학 인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산업계와 결합 될 때 산업 성장과 기술혁신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의·융합형 공학 인재 양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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