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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예고 없이 기차역 폭발물 훈련…열차 멈추고 승객 대피 소동

중앙일보

입력

 
광주송정역에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돼 달리던 열차가 멈춰서고 역사 내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군이 사전에 광주송정역 측에 훈련 일정을 알리지 않아 빚어진 소동이다.

17일 오전 10시7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2층 군 철도 수송 업무 사무실(TMO) 앞에 신발상자 크기의 폭발물 추정 물건이 놓여 있는 것을 역 관계자가 발견했다. 물건에는 '폭발물(훈련용)' 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광주송정역 측은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 등을 감안해 행동 지침에 따라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하고 승객을 대피시켰다. "'훈련용'이라는 문구가 있긴 했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실제 폭발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광주송정적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광주송정역에 진입하려던 용산발 목포행 KTX 509호 기차가 멈춰서는 등 상·하행선 열차 2대의 운행이 4분여간 중단됐다. 또 역 내부에 있던 승객과 시민 등 40여 명이 밖으로 대피했다.

'폭발물 발견' 상황은 경찰과 국가정보원 관계자 등이 상자를 수거해 실제 군 훈련용임을 확인한 뒤에야 마무리됐다.

이날 소동은 군 당국이 기차역에서 폭발물 발견을 가정한 훈련을 한다는 일정을 사전에 공유하지 않으면서 빚어졌다. 훈련을 진행한 육군 31사단 관계자는 "병력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상황도,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훈련도 아닌 자체 훈련이라 사전에 알릴 이유가 없었다"며 "모의 폭발물에는 '훈련용'이라는 글자까지 써놨는데 (신고까지 한 점이) 다소 납득하기 힘들지만 앞으로는 불필요한 소동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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