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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련 지지자, "총선서 천정배 신당 찍겠다" 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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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는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당 주류와 비주류가 총선 공천을 앞두고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다 외부에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8일 창당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는 등 신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의 이반 현상도 심각하다.

703명 새정치련 지지자 조사
38%가 “손학규 복귀 필요 없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새정치연합 지지자 703명을 상대로 내년 총선 때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고 물은 결과 새정치연합(90.5%)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천정배 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1.2%로, 김민석 전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당(2.6%)과 새누리당(1.9%)보다 낮았다. 호남에서도 천정배 신당은 3.8%에 그쳐 새정치연합(84.5%)과 큰 격차를 보였다.

 단국대 가상준(정치외교학) 교수는 “아직까지 호남 민심은 천정배 신당의 출현으로 야권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새정치연합 지지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만약 새정치연합 내의 호남 세력이 탈당해 결집이 이뤄질 경우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 분열에 대한 위기감이 역설적으로 천정배 신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게 했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표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선 ‘불출마 후 선거 지원’(31.5%)을 답한 지지자가 가장 많았다. 뒤이어 수도권 출마(26%), 부산 출마(22.3%), 호남 출마(9.1%) 등의 순이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문 대표의 부산 출마를 요구하고, 문 대표 측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과는 다소 다르다. 응답자들을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서울에선 ‘수도권 출마’(31.7%)가 높았고, 부산·경남에선 ‘불출마’(36.9%) 또는 ‘부산 출마’(32.6%)가 대세였다. 호남에선 불출마(34.7%) 여론이 우세했다.

 내년 총선을 지휘할 당 간판 인물로 누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문 대표(46.1%), 안 의원(21.5%), 손학규 전 상임고문(14.9%), 정세균 의원(2.9%), 이종걸 원내대표(2.6%) 등의 순으로 답했다. 비록 통합선대위 등이 구성되더라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문 대표 중심으로 선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야당 지지자들의 속마음인 것이다.

 호남 지역구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82.9%(대폭 물갈이 39%, 소폭 물갈이 43.9%)에 달했다. 물갈이 요구는 모든 지역에서 높았다. 특히 호남의 경우 83.3%로 전국 평균을 약간 웃돌았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에 대한 호남 여론이 좋지 않은 것 못지않게 호남 지역구 현역 의원들에 대한 불만도 폭발 직전”이라며 “개혁적인 새 인물을 공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야당 지지자의 40%는 내년에 현행(127석)보다 많은 ‘130석 이상~과반수 미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석 이상~130석 미만은 26.8%였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흙집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복귀에 대해선 37.5%가 ‘복귀할 필요가 없다’고 했으며, ‘총선 전 복귀’ 의견은 33.1%, ‘총선 후 복귀’는 18.8%였다. 복귀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대구·경북(55.4%), 부산·경남(45.8%), 서울(41%)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호남에선 총선 전 복귀(44.9%) 응답이 복귀 불필요(24.1%)보다 20.8%포인트 많았다.

  김성탁·강태화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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