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제] "한국전 희생 잊지 않는다"…美노병들, 부산 향해 묵념

중앙일보

입력

왼쪽부터 키너드 회장, 웰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 신경수 주미 대사관 무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의 노병들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부산을 향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2300여명의 UN군 전몰 용사가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터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부산을 향하여)' 행사에서였다. 이 행사는 2007년 캐나다인 참전자 빈스 커트니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날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에선 한국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모두 잃은 윌리엄 웨버(89) 예비역 대령과 래리 키너드(87) 한국전참전용사협회(US-KWVA) 회장을 비롯한 미 참전 용사와 가족 50여명이 참석했다.

키너드 회장은 기념사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닌 '잊혀진 승리'란 것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참전용사 기념재단을 맡고 있는 웨버 에비역 대령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국 젊은이 30여명을 향해 "당신들과 같은 한국의 젊은 세대를 보면서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우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며 "한국의 미래를 대표하는 당신들이 우리의 희생을 잊지 않아주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경수 주미 대사관 국방무관은 답사에서 "지금의 번영된 한국이 있는 건 모두 참전용사 여러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자유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 대사관 측은 이날 한국전참전용사협회 관계자들을 초대해 만찬을 가졌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알링턴국립묘지에서 무명용사의 무덤에 헌화한 뒤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재향군인들이 누릴 자격이 있는 치료 등 보살핌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의 경의가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을 적극 진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