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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미국 4번 댄 블랙이 박병호에게 "코칭스태프, 동료에게 조언구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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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블랙

"한국에서 온 기자입니다." "오, 안녕하세요."

11일 대만 타이위안구장. 프리미어 12 B조 조별리그 미국-베네수엘라전이 끝난 3루측 더그아웃에서 낯익은 얼굴을 만났다. 올 시즌 kt에서 활약한 댄 블랙(28)이었다. 미국은 마이너리거 위주로 팀을 꾸렸고, 유일한 해외파가 블랙이었다. 블랙은 자신이 선발된 이유를 확실히 보여줬다. 첫 경기인 10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온 블랙은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11일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솔로홈런을 때려내며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뒤 만난 블랙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는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좋은 것 같다. 오늘 져서 아쉽지만 남은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블랙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KBO리그에서 뛴 덕분에 대표팀에 선발될 기회가 생긴 것 같다. 기분좋다"고 말했다. 블랙은 kt와의 재계약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나흘 뒤(15일)가 데드라인이다. 수원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고, 한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다시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블랙은 박병호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나도 안다. 미네소타 트윈스 아닌가. 박병호는 파워가 있고 장점이 많은 선수다. 영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병호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재능이 많은 타자지만 한국과 미국 야구는 다른 점이 있다. 코칭스태프와 다른 동료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블랙은 한국 대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보원이기도 하다. 그는 "8일 일본과의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일본 투수가 너무 잘 던졌다. 동료들에게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계대상을 찍어달라는 질문에는 정확한 한국말로 "이대호. 일본 리그에서 좋은 타격을 했다. 박병호 역시 좋은 타자"라고 말했다.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아 오른다리를 들어 치는 왼손타자의 흉내를 내기도 한 블랙은 "이용규"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으며 한국 대표로 선발된 팀동료 조무근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랙은 "우리 목표는 4강에 진출해 도쿄까지 가는 것이다. 한국도 이기고 싶다"고 말한 뒤 야구장을 떠났다. 한국과 미국은 15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타오위안(대만)=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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