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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예산 편법 지출' 고쳐지게 끝까지 후속 보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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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중앙SUNDAY에선 김우창 명예교수의 ‘교과서로 주입하는 역사와 독서로 깨우치는 역사’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국정교과서(정부 광고 표현은 올바른 교과서) 논쟁을 보면 정치권과 시민단체, 사회 각 계층 간의 일전(一戰)으로 번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김우창 교수의 칼럼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야권의 주장처럼 국정교과서가 친일ㆍ독재 미화로 이어진다는 것도 ‘확인되지 않은 오류’이고, 현행 교과서의 일부 편향 문제도 ‘소경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라고 본다. 정확하고 공정한 교과서를 만들고, 학생들이 제대로 역사를 배우고 고민할 수 있도록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칼럼 말미 김 교수의 말씀처럼 “역사에 대한 보다 넓은 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내용이지만 지난 주 중앙SUNDAY는 지면 배치의 연속성을 찾기가 특히 어려웠다.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중국 5중 전회로 이어지는 구성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저출산 기사는 좋은 기사고 충분히 공감가는 내용이지만, 왜 중국 얘기 다음에 나오는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회 분야 기사가 이어지나보다 했는데, 그 다음 면은 ‘북ㆍ중 관계 회복 위한 김정은 히든카드는 일본’이었다. 10면 ‘우향우 바람부는 유럽’에서 11면 ‘햄ㆍ소시지 발암물질 분류 파장’도 그렇다. 그러곤 다시 독일 통일 경험 기사가 나왔다. 독일 통일 관련해선 비슷한 기사를 불과 몇 주 전에 본 것 같다. 아무튼 3면에서 12면 정도까지 이어지는 FOCUS라는 타이틀 아래에 있는 기사들의 내용이 너무 중구난방이어서 매번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기사와 기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에서 마치 과거 한국 축구에 제기돼 온 ‘공격의 연결 부재’를 보는 느낌이다.

8면 ‘부처마다 편법 지출 횡행’ 기사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시사점이 충분한 기사였다. 대부분의 국민이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하는 등의 공무원의 악습을 알고 있지만 일반회계 이용이나 전용액이 1조원을 넘는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웠다. 이런 낭비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통 이런 기사가 나고도 관료들은 그때만 모면하고 다시 구습을 되풀이한다. 더 가열찬 후속기사를 통해 문제가 고쳐질 때까지 책임을 추궁했으면 좋겠다.

눈길이 갔던 또 다른 기사는 ‘신자유주의 위축 속 고개 든 아시아 모델’이었다. 현재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구 자본주의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내용이 너무 축약되면서 제대로 된 토론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시리즈가 이어지는 만큼 이런 갈증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정호빈. 서울에 거주하면서 번역 및 광고 일을 하고 있다.

#정호빈 #옴부즈맨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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