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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의견 하향의 이유’] 2016년 2분기까지 ‘겨울잠’ 예상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10월 셋째 주 핫 클릭 리포트로 유의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의 ‘반도체, 투자의견 하향의 이유’를 뽑았다. 이 보고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10월 13~20일 조회수 1위(359회, 10월 6일 이후 작성 기준)를 기록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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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최근 3년간 비교적 호황을 누린 반도체산업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2010~2012년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D램 업계는 3개 회사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후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추며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공급이 제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스마트폰 수요 증가가 성장을 견인한 것. 거기에 예상외의 PC 수요까지 더해져 유례 없는 호황기를 누렸다. 최근에 들어서는 수급의 균형이 무너지는 조짐이 보인다. 이에 2016년 2분기까지를 ‘반도체 업계가 겨울잠을 자는 시기’로 예측한다.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

수요는 줄고 공급만 늘어 … 반도체 소재 분야가 틈새시장

반도체 시장에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이상 징후는 예상을 밑도는 수요다. 지난 5년 동안 D램 수요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이 더 이상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됐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성장도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윈도우 XP의 교체 수요로 예상외의 수요를 이끌었던 PC 시장도 큰 기대는 힘든 상황이다. 윈도우 10의 요구 사양과 설치 방식의 변화로 PC 수요를 늘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사물인터넷·스마트홈·자동차 전장 역시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등장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IT 기기가 출현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다.

쪼그라드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되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2년간의 D램 시장을 보면 외부적인 요인으로 공급이 제한된 측면이 있었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 엘피디가 파산했고, SK하이닉스는 화재로 D램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공급이 제한되면서 D램 업체들의 마진율이 올라간 것. 현재 D램 회사의 평균 마진율은 사상 최대치인 41%에 육박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늘어난 마진을 바탕으로 제조 설비 용량을 늘렸다. 거기에 삼성전자가 다시 ‘부품공룡’으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인다. 잠재적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희망은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 분야가 새로운 탈출구로 떠올랐다. IT 기기의 소형화와 첨단화가 진행되면서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반도체 분야가 늘었다. 그만큼 진입 장벽도 높다. 반도체 시장의 침체기가 예상되는 2~3년 사이 동안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이 눈에 띈다. 대표적 업체가 솔브레인과 케이씨텍이다.

솔브레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및 2차 전지 관련 화학재료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538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 비중은 반도체 부문이 50%, 디스플레이 부문이 39%, 2차 전지 및 기타가 11%다. 최근 반도체와 IT 업계의 부진에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1540억원, 영업이익은 3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주가는 5만5000원(10월 20일 종가 4만1950원)이다. 케이씨텍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때 세정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최근 반도체 제조 작업이 미세화되고 세분화 되면서 세정 절차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목표주가는 1만4000원(10월 20일 종가 1만6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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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 = 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park.sungmin1@joins.com

[박스기사] 화제의 리포트 ㅣ 2015년 경제, 대공황과 무엇이 같고 다른가

경기 회복 확신 전까진 돈 풀어라?

글로벌 경제상황이 심상찮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경제 상황을 192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대공황 시기에 견주기도 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경제와 대공황을 비교한 리포트를 냈다. 제목은 ‘대공황과 무엇이 같고 다를까?’다. 그는 리포트에서 ‘현재와 대공황의 경제에는 3가지 공통점과 2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긴축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통점 첫 번째는 원유 과잉 공급의 장기화다. 원유개발 시작 초기에는 유가가 급등했지만 1860년대에 접어들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20년 미국 중부와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유전이 발견되면서 공급이 더욱 늘었다. 결국 유가가 급락했고, 이는 1929년 대공황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지금의 경제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 62개 미국 원유 채굴 및 생산 업체의 이익이 악화됐으며, 부채부담이 커졌다.

소득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성향까지 낮아지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대공황이 있었던 20세기 초반에도 지금과 비슷하게 전 세계 상위 소수계층에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이 있었다. 현재 소득 양극화로 중산층 기반이 약화되면서 소비성향이 낮아질 조짐이 보인다. 마지막 공통점은 급격한 기술의 혁신이다. TI와 제약·바이오 등 대부분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기술의 혁신이 생산단가를 하락시키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최근의 물가 흐름이 경기와 상관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다.

차이점은 세계 각국의 환율과 재정 정책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국가가 잘못된 환율을 적용했다. 주요 국들이 자국의 통화를 고평가 한 것. 이러한 환율 정책이 무역적자 폭을 늘리고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통화를 저평가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 정책도 차이점이다. 대공황 직전 많은 국가들은 대규모 긴축정책을 단행했다. 영국이 금본위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긴축을 단행했고, 미국은 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재할인율을 인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은 7년째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핀 리포트의 최종 결론은 이렇다.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돈을 푸는 일관된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대공황을 탈출한 계기도 1933년 진행된 뉴딜정책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기 회복을 자신한 미국이 1937년 긴축정책으로 돌아서며 다시 경기가 위축되는 시기를 맞았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 특수가 없었다면 더 장기적인 침체가 왔을 수도 있다’는 게 리포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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