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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장애·비장애 아동 어울려 ‘앙 바’ … 서로 다르다는 생각의 벽 ‘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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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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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은 보건복지부와 서울발레시어터가 2013년 창단·운영하고 있는 발레단이다. 올해 3기는 장애아동 17명, 비장애아동 23명 총 40명으로 구성됐다. 발레단은 지난 1일 오후 5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사진 보건복지부]

창단 2년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

“범이, 이렇게 여기까지 나올 수 있겠어?” “찬아, 아까 그 자리 기억나?” “얘들아, 손 놓치지 말고 끝까지 같이 가자~.”

 장난을 치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동작을 맞춰 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 3기 공연의 리허설 현장. 5시 본공연을 앞두고 아이들과 선생님은 긴장한 듯 했지만 얼굴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오디션 거쳐 선발, 함께 연습

타인 배려·이해하는 법 배워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은 보건복지부와 서울발레시어터가 2013년 창단·운영하고 있는 발레단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한상균 과장은 “아이들에게 발레를 배우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비장애아동은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장애아동은 문화 활동 기회를 확대할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은 올해 3기를 선발했다. 지난 6월 21일 오디션을 거쳐 장애아동 17명, 비장애아동 23명 총 40명이 최종 선발됐다. 과천과 대전의 발레 연습실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2~3시간의 연습을 했다.

 아이들은 발레에 대한 흥미를 키우고 함께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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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의 연습 모습.

 ‘피터와 늑대’에서 피터 역을 맡은 김종범(11) 어린이는 “이번에 늑대 잡는 역할을 했는데 재밌었다”며 좋아했다. 종범 군의 어머니 이영선 씨는 “종범이에게도 마음으로 교감하는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참 뿌듯하다”면서 “이번 발레단 참여가 아이도, 나도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용기를 얻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동물의 사육제’에서 캥거루 역을 맡은 정지윤(13)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3기의 맏언니 역할을 했다. “동생들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장애같은 건 신경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딸을 지켜본 어머니 김혜정 씨는 “오히려 엄마인 내가 더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거 같다”면서 “지윤이가 거리낌 없이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잘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기특해 한수 배웠다. 이런 계기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도권 지역을 담당한 최경아 메인강사는 “손을 맞잡고 연습하면서 서로를 편견 없이 친구로 받아들이고 부모는 그런 자녀의 모습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장애가 걸림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발레단 참여를 통해 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 장애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은 해당 기수가 연말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한다. 매년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활동한 2기 단원들은 연말 공연 후 발레 연습을 함께 못한다는 사실에 서운해했다. 이에 올해는 1·2기 아이들이 특별 무대를 마련했다. 선배 기수로 참여해 3기 공연을 위한 축하공연을 한 것. 처음부터 끝까지 발레단 어린이들이 함께 만든 감동의 무대로 완성됐다.

 발레단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페이스북(facebook.com/mohwprable)이나 서울발레시어터 홈페이지(www.ballet.or.kr)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오는 21일부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된다. 발달장애인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살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의 권리보호, 지원 및 서비스, 가족 지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후견서비스 제공, 형사·사법 절차상 권리보장, 발달장애인 전담조사제, 발달장애인 대상 범죄 신고 의무 등은 물론 발달장애인 치료 및 재활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특화 직업훈련, 평생교육·문화·여가활동 지원 등의 맞춤형 복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발달장애인 부모 교육 및 상담, 정보 제공, 형제·자매 지원 등 발달장애인 가족을 돕는 휴식지원 서비스도 있다. 발달장애인의 행복한 환경을 위해 복지정보 제공, 발달장애인 학대 등 신고접수 시 권익 옹호 등의 내용도 마련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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