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NG]두근두근 인터뷰-하늘에서 길을 찾다, 최재승 기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공항. 승객들은 그곳에서 여행의 기대감을,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을 간직한 채 초조한 마음으로 비행기가 이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승객들의 마음을 고이 유지한 채 안전하게 도착지에 착륙해주시는 분은 이름만 들어도 멋진 ‘파일럿’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최재승 기장을 만나 조종사의 세계에 관해 이모저모 들어보았다.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한 최 기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서 B-777 항공기를 조종하며 비행시간 1만2000시간을 넘은 베테랑 조종사이자 <파일럿의 건축학 개론>, <파일럿의 진로탐색 비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사 이미지

아시아나항공 최재승 기장이 보잉 747 기종 시뮬레이터(비행기 조종석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비행 훈련 기기)에 앉아 조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왼쪽이 기장석이고 오른쪽이 부기장 석이다. 창밖 상황은 ‘눈오는 인천 공항’으로 설정돼 있다. [사진=중앙포토]

-기장님께서 쓰신 책이나 운영하시고 계신 블로그를 보면 청소년들의 진로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듯합니다. 이렇게 청소년들 진로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인터넷을 보고 많은 청소년들이 조종사가 되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너무 많아 책을 통해 정확한 정보와 개념들을 알려주려 나서게 됐습니다. 나아가 책에 쓰지 못했던 비행 관련 정보들을 저의 블로그와 카페에 지속적으로 올려 청소년들에게 많은 정보를 알리고자 합니다.”

-파일럿이 되겠다고 결정적으로 결심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조종사가 되는 길이 군 조종사밖에 없어서 공군사관학교나 항공대에 진학해서 공군 ROTC가 되는 길밖에는 없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서 이 두가지 진로를 놓고 고민하다가 조종사가 되는 확실한 길로 공사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하고, 군에서 경험을 쌓은 후 전역해서 대한항공에 입사하게 되었지요.”

-공군사관학교를 나오셨다고 들었는데, 공군이 아닌 민간조종사를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군에 남아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공군에서 전역해서 민항사 기장으로 바뀐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전역을 했습니다. 인생은 한번이니까요.” (웃음)

-수년간의 비행 중 ‘파일럿이 되길 잘했다!’라고 생각하신 때는 언제인가요? 그리고 가장 힘드셨던 적은요?

“보람과 만족감은 늘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다른 전문직은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종사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직업이라서 더욱 더 그런 것 같네요. 꼬집어 이야기하자면 <파일럿의 진로탐색 비행> 책을 펴내고 그 내용 일부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조종사란 직업은 항상 편하지 않은 직업입니다. 비행할 때마다 힘들다고 보면 좋겠네요.”

-만약 면접관이라면 지원자으로부터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무엇인가요?

“성품과 긍정적인 마인드 입니다. 그리고 발전 가능성. 기본적인 실력과 능력은 비슷비슷하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비행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고요. 이것이 잘 된다면 자동으로 저의 노후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이 되겠지요. 나중에 완전히 은퇴했을 때엔 청소년들과 함께 진로를 고민하고 함께 생각하는 멘토링에 올인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조종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조종사가 되려면 과거에는 열정만 있어도 될 수 있었는데 현재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 더 첨언하면 요즘 청소년들은 미래의 희망·직로·직업을 저울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저울질만 하면 조종사가 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하고 싶으면 저울질 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해서 진로를 설정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조종사가 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 제2, 제3의 진로도 아울러 설정을 해야 합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값진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순순히 나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 그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 두가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글=최재은(풍덕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풍덕고지부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