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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보길도 예송리 300년 상록수림 복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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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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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40호인 완도군 보길도 상록수림이 해안가에 반달 모양으로 조성돼 있다. [사진 완도군]

300여 년 전 섬사람들은 바닷가에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같은 상록수를 심었다. 평시에 불어오는 거센 바닷 바람, 그리고 때때로 불어닥치는 태풍을 최대한 막아보려고 심은 나무였다. 세월이 흘러 길이 740여m, 폭 30여m의 초승달 모양 숲이 이뤄졌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된 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예송리 상록수림이다.

3년 전 화재로 소실된 30m 구간
동백·후박·감탕나무 등 심기로

 이 상록수림에 대한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3년 전 근처에 쌓아뒀던 폐그물 등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타버린 상록수림 일부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당시 화재로 약 30m 구간에서 300년 가까이 묵은 나무들이 불에 탔다.

 2일 완도군에 따르면 일단 이달 중순까지 이곳에 동백나무·후박나무·감탕나무 등 70여 그루를 심기로 했다. 내년에 추가 예산을 확보해 150여 그루를 더 심을 계획이다.

 불이 나고 복구를 시작하기까지 3년이나 기다린 데는 이유가 있다. “불에 탄 나무가 되살아날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자”는 주민들의 제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무는 살아나지 못했다.

 이에 완도군은 지난해 말 불에 탄 나무 수십 그루를 베어내고 천연기념물인 이곳에 새로 나무를 심는다는 ‘현상 변경 신청’을 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완도군 측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되도록 심을 나무 종류를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완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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