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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식물 200여 종 유기농 재배,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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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암웨이 식물연구센터를 가다

약과 음식의 뿌리는 같다는 말이 있다. 한국(한의학)·중국(중의학)을 비롯한 전통 동양의학에선 식물이 약이자 음식이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수천 년간 약처럼 여겨진 식물이 비타민·미네랄 같은 건강기능식품, 노화를 늦춰 주는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돼 제품으로 개발·출시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암웨이가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문을 연 ‘암웨이 식물연구센터’를 찾았다. 글·사진=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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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려 우시 훙산(鴻山)에 다다르자 거대한 농장이 보였다. 암웨이 식물연구센터 ABRC(Amway Botanical Research Center)다. 총 33만3333㎡(약 10만 평) 면적의 대지에서 다양한 조건 아래 중국 전통 약재식물을 키우고 식물영양소(파이토뉴트리언트)를 연구한다. 천자(陳佳) 중국암웨이 연구개발부 부사장은 “ ‘황제내경’ 같은 고대 의학서를 참고해 중국 전통 약재 1만 종 중 매일 먹어도 인체에 안전하고 질병을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약재 200여 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씨앗 품질 감별, 씨앗 영양 분석

이렇게 선정한 식물 200여 종에 대해 이 센터는 최적의 수확 시기와 재배·수확 방법, 새 기능성 물질 등을 연구한다. 이를 위해 이 센터는 식물의 내부 구조까지 관찰하는 ‘식물 조직 절편 시스템’, 씨앗을 35배까지 확대해 가짜·불량 제품 여부를 감별하는 현미경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실험장비를 갖췄다. 식물의 DNA 순서를 분석하고 유전자를 분석해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도 있다. ‘뿌리 스캐너’는 식물 뿌리의 영양을 면밀히 분석한다. 캐서린 에렌버거 암웨이 글로벌본사 R&D 부사장은 “식물의 씨앗·뿌리부터 연구하는 것이 뉴트리라이트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강화유리로 설계된 온실에선 시스텐시아·아세로라체리·국화 같은 식물을 재배하며 연구한다. 중앙제어시스템을 통해 실내 센서가 햇빛을 차단하거나 창문을 열고 식물에 물을 준다. 온실 내 공기를 정화하는 데에는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무당벌레만 따로 키운다. 무당벌레가 어떤 환경에서 해충을 잘 잡아먹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연구용 농장에선 지골피·지구자·천초근 같은 중국 전통 약재에 쓰이는 식물을 재배한다. 또 ‘약재 중 약재’로 알려진 식물 5종을 별도로 심었는데 이들은 병충해를 막아줘 ‘천연 농약’ 역할을 한다. 농장 한쪽에선 중국 전통농법과 암웨이 뉴트리라이트 유기농법으로 식물을 비교 재배한다. 뉴트리라이트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물의 색이 더 선명하고 줄기가 더 탱탱하다. 상자 속 실험용 지렁이가 수직으로 꿈틀거린다. 이 지렁이는 습성상 땅을 위아래로 파들어 가며 땅을 일군다. 지렁이 몸에서 분비되는 액체는 식물·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마치 에센스 같은 기능을 한다. 이 액체만 따로 모은 농축액으로 식물영양소를 키우는 실험이 이곳 농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렁이 길러 식물 영양분 공급

이 센터는 지난 81년간 암웨이가 시행해 온 유기농법을 그대로 적용했다. 암웨이는 미국 트라웃레이크, 멕시코 엘 페타칼, 브라질 우바자라 등 3대 농장에서 식물을 독특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뉴트리라이트·아티스트리 및 기타 생활용품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합성농약·제초제·화학비료는 쓰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뉴트리라이트 제품은 비타민·미네랄을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세계 판매 1위를, 아티스트리 제품은 매출 기준으로 세계 5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유로모니터 기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뉴트리라이트는 창립자 칼 렌보그가 1920년대 초 중국에서 생활할 때 전통 약재 식물을 먹는 농민이 고기를 먹는 부유층보다 건강한 것에 착안해 식물영양소를 연구한 것이 시초가 됐다. 천 부사장은 “칼 렌보그가 ‘식물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 그때로,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연구동 건물을 원형으로 설계했다”며 “이 센터에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뉴트리라이트 및 아티스트리의 신제품을 개발할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암웨이는 이번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2009년부터 3년간 적합한 토지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2012년 중국 내 후보지 30여 곳 중 환경이 좋고 산업화로 인한 오염이 없는 땅을 찾기 위해 중금속, 농약 잔여물, 기타 오염물질 여부를 확인했다. 그래서 결정한 곳이 우시 훙산 지역이다.

암웨이는 순수토를 수천 번 운반해 지대를 높였다. 3년간 휴작·윤작을 반복하고 질소 함량을 조절해 약용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가꿨다. 식물의 90%는 수분이라는 점에서 수질도 개선했다. 캐서린 부사장은 “최고의 식물영양소는 땅·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암웨이의 농법 철학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기억력·소화력을 개선하고 수면을 돕는 원료를 연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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