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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맵] 놀랍도록 조용하다! 여기 서울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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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에 갇혀 사는 도시인에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과 평창동 일대는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한적한 숲과 골목골목의 세련된 미술관, 전망 좋은 카페를 품은 두 동네는 도시인의 답답한 일상으로부터 완전히 비켜나 있다.

서울 부암 · 평창동

부암동과 평창동은 마주한 동네다. 북한산(837m)ㆍ북악산(342m)ㆍ인왕산(338m) 품 안에 두 동네가 붙어 있다. 언덕에 자리한 부암ㆍ평창동을 걷노라면 갤러리와 카페 등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누군가는 ‘카페골목’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갤러리촌’이란 별칭을 붙인다. 맛집과 유서 깊은 공간도 수두룩하다. 별명이야 어찌됐든, 부암ㆍ평창동이 산책하기 좋은 동네고, 입이 즐거운 동네고, 데이트하기 좋은 동네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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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파정 - 흥선대원군도 탐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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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북동쪽 자락에 자리 잡은 조선 말기의 건축물이다. 석파정(石坡亭)은 한때 흥선대원군(1820~98)의 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2012년 문을 연 서울미술관 안에 있다. 현재는 안채ㆍ사랑채ㆍ별채ㆍ정자 등 4개 건물이 남아 있다. 커다란 노송과 어우러져 있는 사랑채가 특히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미술관으로 들어와 옥상 정원으로 나가면 석파정이 보인다. 오전 11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02-395-0217

2. 무계원 - 요정에서 전통문화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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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지어진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한옥이다. 원래 가정집이었다가, 53년 ‘오진암’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오진암은 서울시 등록 1호 음식점이었으며, 70~80년대 요정 정치의 주 무대였다. 본래 익선동에 있던 것을 부암동으로 이축 복원해 2014년 전통문화 공간 ‘무계원(武溪園)’으로 부활했다. 인문학 강좌, 다도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와, 소나무 기둥, 돌담 곳곳에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흐른다.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2 02-379-7131

3. 제비꽃다방 - 예술인들의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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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ㆍ영화ㆍ미술 등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의 사랑방 같은 카페다. 카페 공간 외에 갤러리ㆍ스튜디오를 두고 있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스마트폰 영화 만들기 수업, 드로잉 수업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재즈 공연도 열린다. 요즘은 플루티스트 이규제가 이끄는 이 규제 콰르텟의 공연이 한창이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부암동주민센터 인근에 있다. 커피 4000원, 햄버그스테이크 1만5000원. 오후 1~11시. 매주 월요일 휴무.

*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46 02-379-2741

4. 자하손만두 - 맑고 깊은 맛

만둣국 전문집이다. 맛이 심심하다는 평도 있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선 최고의 만둣집으로 꼽힌다. 식당 바깥쪽에 옹기종기 놓인 항아리들이 인상적인데, 직접 담가 6개월 숙성시킨 조선간장으로 맛을 낸다. 맑아 보이지만 국물 맛은 담백하고 개운하다. 두부ㆍ고기ㆍ김치ㆍ숙주 등의 소를 넣어 매일 직접 만두를 빚는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두부와 버섯ㆍ숙주등만 들어간 소만두(1만1000원)도 있다. 만둣국 1만2000원, 물만두 7000원, 찐만두 1만1000원.

*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2 02-379-2648

5. 동양방아간 - 맛도 풍경도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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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에 걸쳐 40년 넘게 부암동을 지키고 있는 뿌리 깊은 떡집이다. 낡은 벽돌집 벽에 페인트로 칠한 간판이 정겨움을 더한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소박한 골목 풍경과 옛 방앗간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 동호인들도 자주 찾는다. 인절미(3000원)ㆍ송편(2000원)ㆍ백설기(2000원) 등 갖은 떡을 판다. 모든 떡은 방앗간에서 직접 뽑아낸다.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주민 외에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창의문 앞에서 환기미술관 가는 길 초입에 있다. 오전 4시~오후 5시.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0길 77 02-379-6987

6. 환기미술관 - 한국 모더니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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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수화 김환기 화백(1913∼74)을 기념하는 미술관으로 92년 개관했다. 김환기는 일찍이 파리와 뉴욕 등 국제 미술계에서 역량을 인정 받은 대표적 한국 작가였다. 환기미술관에서는 김환기의 작품 전시 외에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3층 건물의 본관을 비롯해 전망 카페를 둔 별관, 강의실을 둔 수향산방 등을 갖추고 있다.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0길 63 02-391-7701

7. 부암아트홀 - 부암동 공연 예술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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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개관한 클래식 공연장이다. 최근에는 엄숙한 분위기를 깨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도 겸하고 있다. 160석 규모의 소규모 공연장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 공연자와 관객이 보다 가깝게 교감할 수 있다. 1996년부터 매주 토요일 정기 클래식 공연을 열고 있다. 콩쿠르, 청소년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성악ㆍ피아노 등을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42 02-391-9631

8. 산모퉁이 - 연인들의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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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 촬영지로 인기를 모은 카페다. 지금은 부암동 데이트에 나선 연인들의 아지트나 다름없는 곳이다. 카페는 이름처럼 산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 부암동 북악산 산책로를 따라 20여 분쯤 걷다 보면 카페가 나온다. 언덕 위 카페인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카페에서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테라스 자리에 앉아 시원한 풍광을 즐기면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아메리카노 8000원. 오전 10시~오후 9시.

*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53 02-391-4737

9. 형제추어탕 - 얼큰한 국물이 사무칠 때

서울식 추탕으로 명성이 자자한 식당이다. 옛 이름인 ‘형제추탕’으로 기억하는 이가 더 많다. 1926년 주점으로 시작해 추탕이 인기를 끌면서 추탕 전문집으로 탈바꿈했다. 추탕은 사골 국물에 20가지가 넘는 재료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끓여 내는데, 얼큰한 맛이 일품이고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80년대부터 하월곡동에서 줄곧 같은 자리를 지키다, 2005년 현재의 위치인 평창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탕(1만2000원)과 함께 남도식 추어탕(1만1000원)도 판다. 오전 10시~오후 9시.

* 서울 종로구 평창문화로 28-7 02-379-7562

10. 백사실계곡 - 도심 속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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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뒤편, 비밀의 화원이다. 백사실계곡은 68년 김신조 등 남파 간첩 사건으로 40년간 패쇄돼 있다가 지난 2006년 개방됐다. 오랫동안 인적이 끊겼던 덕분에 도심의숲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청정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참나무ㆍ벚나무 등 다양한 수종과 생물이 살고 있다. 1급수에만 사는 도롱뇽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백석동길 ‘빌라촌’에서 가깝다. 북악산 산책로에서 내려오는 길도 있다.

* 서울 종로구 부암동 115 (종로구청 공원녹지과) 02-2148-2835

11. 키미아트 - 집처럼 친근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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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문을 연 소담한 미술관이다. 주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평창동 언덕길의 2층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미술관이면서도 친숙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3개의 전시실과 작품들이 1층에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 2층 카페에서는 평창동 전경이 시원하게 보인다. 소나무가 우거진 안뜰도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오전 10시30분~오후 7시. 2층 카페는 오후 11시까지 문을 연다.

*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47 02-394-6411

12. 카페 모네 - ‘최고의 사랑’ 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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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 무대로 유명한 곳이다. 공효진(구애정)이 운영하던 카페 ‘플루토’가 바로 이곳이다. 드라마에 자주 나왔던 벽화 앞과 테라스 자리는 요즘도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플루토’ 간판과 ‘구애정’이 쓰던 꽃무늬 커피 잔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름만 보면 커피숍일 것 같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맛집’으로 더 유명하다. 커피와 차외에 가정식 요리와 와인까지 맛볼 수 있다. 아메리카노 5000원, 떡볶이 9000원, 단호박카레 1만원.

*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7 02-395-6030

13. 가나아트센터 - 평창동 대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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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져 있어 현대미술 흐름을 살피기 좋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건물도 인상적인데, 인천국제공항을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의 작품이다. 공간 자체의 모던한 분위기 때문에 즐겨 찾는 사람도 많다. 3층 ‘모트’ 카페에서 보면 북한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오전 10시~오후 7시.

*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02-720-1020

14. 토탈미술관 -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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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전시를 시작한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평창동에 둥지를 튼 건 1992년의 일이다. 국내외 현대미술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 문화를 소개한다. 1993년부터 시작된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알차다. 미술 외에 건축ㆍ음악ㆍ문학ㆍ영화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수준 높은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철골구조물을 그대로 살린 내부 공간 등 건물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다. 오전 11시~오후 6시.

*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8 02-379-7037

15. 김종영 미술관 - 우성의 혼이 이곳에

조각가 우성 김종영(1915~82) 선생을 기리는 미술관이다. 김종영의 예술 세계는 물론이고, 젊은 조각가들의 작품도 접할 수 있다. 김종영은 한국에 현대미술의 씨를 뿌린 1세대 작가로 평가받는다. ‘3ㆍ1 독립 선언탑’ 조형물을 만들었고, 추상 조각으로 유명하다. 미술 서적을 갖춘 자료실과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도 갖추고 있다. 현대미술과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전 10시~오후 5시.

*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30 02-3217-6484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그래픽=김지은 kim.jieun1@joins.com
사진= 중앙포토  ·  종로구청  ·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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