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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정치학’ 속 편향성 사례 한쪽에 치우친 느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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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호 30면

지난 주 중앙SUNDAY 3면 ‘청와대 5자 회동’ 기사는 여러 사람의 말을 옮긴 데 그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일부 종합편성채널 시사 프로그램은 몇 명의 고정패널이 계속 나와서 잡담하듯 떠든다고 비판을 받는다. 이 기사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현장성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코멘트 위주여서 그런 것 같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 기사도 생물처럼 역동적이었으면 한다.


5면 ‘내달 한·중·일 정상회의…협력사무국 전·현직 사무총장 대담’은 한·중·일이라면서 일본이 빠져 이상했다. 아무리 신봉길 대사가 초대 총장이고 양허우란 대사가 현직이어도 이와타니 시게오 대사가 불과 지난 달에 일본으로 돌아갔다면서 빠트린 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요즘 같은 글로벌·디지털 시대에 전화 인터뷰도 불가능했을까. 더욱이 이번 3국 정상회의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첫 정상회담으로 일본의 입장이 가장 주목을 끌고 있다. 여러 모로 아쉬운 지면 구성이었다.


14면 ‘웹 3.0시대…진화하는 SNS정치학’ 스페셜 리포트는 다양한 사례를 조사하고 기술적인 내용과 전문가 의견까지 고루 참작하는 등 정성을 기울인 느낌이 들었다. 다만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편향’ 사례만 든 것은 안타까웠다. ‘편향’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편향이 있으면 좌편향이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기사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양쪽의 사례를 모두 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6면 ‘보좌관이 말하는 참모학’도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한 지면 전체를 책 한 권 소개하는 것으로 거의 채운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참모학’을 말하는데 참모의 의견만 있고 보스의 의견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좋은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대통령의 의견만 들어 있고 국민들의 의견은 전혀 없다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S매거진의 수준높은 공연·문화 기사는 유용한 정보이자 마음의 양식이다. 다만 이미 검증된 ‘명품’에 치우친 것 같아 아쉽다. 방송에선 숨겨진 고수를 찾아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S매거진이 고품격 문화도 계속 소개하되, 홍대밴드·동대문 옷가게·파주공방에서 땀 흘리고 있는 청춘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역할도 해줬으면 좋겠다. 비록 지금은 세상에 덜 알려져 있지만 곧 세계 최고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본지로 돌아와서 1면 ‘시험대에 선 한국외교’는 미·중 어느 한 쪽의 입장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조율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향점까지 제시해줘서 좋았다. 외교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양극의 주장이 대립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언론 역시 한 쪽에 편승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이런 대립적인 상황에서 중앙SUNDAY가 이해와 의견을 조율·조정해나가는 역할을 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박종명 법무법인 강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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