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와대 비자금 관리직원 사칭하며 30억대 사기극…리플리 증후군 여성도 가담해

중앙일보

입력 2015.10.29 11:24

청와대 비자금 관리직원 행세를 하며 30억원대 사기극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허구를 진실이라고 믿는 일명 ‘리플리 증후군’증세를 보이는 여성도 범행에 가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자신들을 청와대 직속 비자금 관리기관인 ‘창’의 관리인이라고 속여 피해자 11명으로부터 37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로 김모(59)씨와 안모(45ㆍ여)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모(40)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창’은 창고의 약자로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두고 간 은닉재산과 역대 정권의 해외 비자금 등을 관리하는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2년 사업가 A(56)씨에게 접근해 “내가 관리하고 있는 금고에 들어있는 금괴 60개를 대신 매입해주겠다”며 32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일본인 사업가 3명에게 접근해“엔화를 주면 비자금을 빼돌려 높은 비율로 환전을 해주겠다”고 속여 1600만엔(약 1억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리플리 증후군’증세를 보이는 여성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플리 증후군’은 허구의 세계를 마치 진실처럼 착각하는 인격장애의 일종이다. 안모(45ㆍ여)씨는 인터넷 채팅창에 미모의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내걸고 재무 전문가 행세를 하며 “러시아 석유 수입을 도와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은“안씨는 진심으로 자기 자신이 재무 전문가라고 믿고있다”며 “지나친 열등감에 기초한 리플리 증후군 증세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일당이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남은 일당들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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