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F-X 보고받은 박 대통령, 장명진 방사청장 질책 뒤 힘 실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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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진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니 계획된 기한 내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다고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장 청장과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KF-X와 관련한 종합보고를 받았다. 보고를 마치고 국회 국방위원회 예결소위에 참석한 장 청장은 의원들에게 이같이 종합보고 결과를 설명했다.

“국민에게 혼란 준 건 잘못
기한 내 성공하게 속도내라”

 보고는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인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가량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방위사업청 보고를 받은 뒤 KF-X 기술 이전 불가 논란과 관련,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안보 불안감을 조성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KF-X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의문이 나지 않게 정확하게 국민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거나 “안보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전력 증강 업무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밀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장 청장은 박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 동창생으로 대학 시절 파트너를 이뤄 실험을 함께하곤 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네 가지 기술 중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와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 장비(RF 재머)는 이미 국내에서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전투기에 탑재하는 체계 통합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안다”며 “다기능 능동주사배열(AESA) 레이더는 국내 개발을 추진하되, 제3국의 기술협력을 병행하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ADD가 박 대통령에게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표한 데다 박 대통령도 보고를 받으면서 질책은 있었지만 미심쩍게 여겼던 부분을 많이 해소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며 결론적으로는 KF-X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것은 지난 19일 교체한 주철기 전 외교안보수석 외에 당장 추가 문책은 없다는 뜻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정용수·강태화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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