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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면역항암제 치료 암정복 미래 달렸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암 정복은 암환자를 포함한 인류의 염원이다. 거듭된 연구로 새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바뀌어 왔다. 이제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하는 전이암에 대해서도 완치를 꿈꾼다.

암 치료의 미래-스웨덴 웁살라대 두 석학 대담

면역항암제 덕분이다.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에 이은 3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지난 20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서는 종양면역치료를 주제로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의 마그너스 에산드(Magnus Essand·면역학) 교수와
구스타브 울렌학(Gustav Ullenhag·종양학) 교수를 만나 면역치료의 개념과 면역치료가 제시하는 암 치료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악성 흑색종에 효과 입증된
면역항암제 'PD1 억제제'
다른 암 치료에 물꼬 터
마그너스 에산드(Magnus Essand) 교수

부작용 적은 면역치료
수술·방사선·화학치료와
병행하면 효과 더 클 듯
구스타브 울렌학(Gustav Ullenhag) 교수

최근 의학계에서 면역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구스타브=새로 각광받는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면역치료(면역항암제)의 개념은 사실 오래된 것이다. 중세시대 프랑스 왕이 암에 걸리면서 백신을 개발하려고 했었다. 지금은 그것을 해결하는 기술을 갖게 된 거다. ‘PD1(인체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활용하는 단백질)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악성 흑색종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존 항암제에 비해 효과는 크지만 부작용은 더 작고 약효는 오래간다. 최근 면역치료가 각광받는 이유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면역체계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면역체계를 어떻게 암 치료에 이용하고, 그런 약을 어떻게 개발하면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마그너스=인간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박테리아 등 감염원보다 강력하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면역치료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제는 암도 면역체계를 이용해 치료한다. 면역체계와는 다르게 작동하는 암세포의 메커니즘을 하나씩 밝혀내면서 향후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다.

면역치료는 능동치료와 수동치료로 나뉘는데, 이 둘은 어떻게 다른가.

마그너스=현재는 둘 사이의 중간 정도다. 능동면역치료는 쉽게 말하면 백신이다. 질병에 대해 몸속 대항력을 키워 물리치는 형태다. 항체가 백혈구로 하여금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반면에 수동면역치료는 아예 항체를 주입받는 거다. 항체를 실험실에서 키워 주입해 종양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엄밀히 말해 몸속에서 뭔가 반응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항체 효과에 의존한다.

구스타브=현재 각각 다른 암에 작용하는 항체가 12가지 정도 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암 항체다. (수동면역치료는) 면역시스템에 작동하는 치료법은 아니다. 각각의 항체가 특정 종양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길을 차단해 굶겨 죽인다. 몸에서 자생력을 키우는 게 아니다 보니 면역치료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반면에 PD1 억제제는 백혈구로 하여금 종양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활성화하기 때문에 작용기전 자체가 기존의 것과는 달리 면역적이다.

효능이 입증된 면역항암제는 어떤 게 있나.

마그너스=현재로서는 PD1 억제제가 효과가 입증된 면역항암제다. 피부암 중 악성 흑생종에 가장 주효한 걸로 판명됐다. 폐암·신장암 등 다른 암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입증된 것은 아니다. 서양에서 흔한 췌장암·유방암·결장암에 효과가 있다고 아직 판명되진 않았다.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치료한다는 점에서는 사이토카인 요법과 비슷한데.

마그너스=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자극해 치료하는 원리다. 사이토카인은 기존의 치료법인데, 자동차를 생각하면 쉽다. T세포가 자동차고, 기존 사이토카인 요법은 휘발류다. 휘발류를 넣으면 자동차가 힘이 생겨 종양세포를 향해 공격하는데, 문제는 사이토카인이 T세포뿐 아니라 다른 세포에도 연료를 공급한다. 스웨덴에서는 (사이토카인 요법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효과는 적고 독성이 높아 부작용이 크다.

면역치료도 부작용이 큰가.

구스타브=일반적으로 화학치료는 암 외에 다른 부분에 심각한 감염이 무작위로 일어난다. 반면에 면역치료는 원리 자체가 면역체계를 끌어올려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부작용이 적다. 단, 면역체계가 들뜬 상태가 된다. 발열·발진 같은 현상이 피부에 일어날 수 있다. 암세포를 무찌르고 나서도 면역체계가 싸우는 상태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면역치료가 암 정복에서 시사하는 바는.

구스타브=지금까지 암 치료에 세 가지 치료법이 사용돼 왔다. 수술·방사선·화학치료다. 종양면역치료는 네 번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단, 종양면역치료만으로는 암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다. 기존 치료와 병용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완벽한 치료가 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치료효과가 개선될 것이다.

마그너스=면역치료가 향후 많은 것을 약속해 주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PD1이라는 암 발생 기전을 찾아냈지만 다른 인자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 우선 악성 흑색종에 효과가 큰 항체를 찾아냈고, 이로써 다른 암에 효과가 큰 항체를 찾아내는 물꼬가 트였다. 또 다른 어떤 암에 효과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숙제다. 하나하나 발견해 나가다 보면 좋은 미래가 있지 않을까. 면역치료의 가장 큰 성과는 수술 이후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추가적인 치료법을 갖게 된 것이다.

종양면역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이나 치료에 있어 동서양 간의 차이가 있나.

구스타브=스웨덴은 흑색종이나 췌장암·전립선암이 많지만 한국은 위암이 많고 흑색종 환자는 적다. 암 종류별 분포가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특정 암에 맞는 항체를) 발견하고 구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그너스=나는 동서양 간의 차이보다는 유사성에 중점을 두고 싶다. 환자 유형이 다르긴 하지만 동서양 암의 유사성을 집중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

한림-웁살라 심포지엄은…


국내 유수 의료기관인 한림대의료원과 기초의학 분야의 세계적 명문인 스웨덴 웁살라대학교가 의학 학술교류 차원에서 마련한 심포지엄이다. 2008년 첫 심포지엄이 개최된 이후 연례행사로 열리고 있다. 웁살라대학교는 500여 년의 역사와 함께 1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최근 악성 흑색종을 필두로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면역치료에 대한 연구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종양면역치료의 최신 동향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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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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