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소형 제작 성공했지만 실제크기 만드는 건 시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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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 업체들이 ‘2015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공개한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와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EO TGP)는 차기 전투기의 핵심기술이다. 레이더파를 쏘지 않고도 적군을 파악해 추적할 수 있고(IRST), 현대전의 생명인 정밀 타격을 위한 타기팅 장비(EO TGP)다. 미국이 이 기술들을 이전할 수 없다고 못 박는 건 그만큼 중요한 기술이라서다. 미 국방부의 조 소워스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에도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미국은 가장 민감한 방산 기술의 상당수를 이전함으로써 한국의 (무기체계 개발) 계획을 계속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할 수 없는 극소수의 기술들이 있다”고 답했다.

국방과학연구소 2006년부터 개발

 ADD가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나선 건 그 때문이다. ADD는 2000년대 중반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한다. ADD 관계자는 “나를 숨기고, 적에게 치명타를 주는 건 전쟁의 기본”이라며 “무기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초음속 훈련기(T-50) 다음은 전투기 제작이라는 판단에 따라 핵심 과제로 선정,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난산 끝에 이번에 시제품까지 만드는 수준까지 기술을 확보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ADD 관계자는 “현재 시제품은 장비들의 작동 원리를 파악해 필요한 기능들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실제 개발에 들어가 극한의 기동을 하는 전투기에 장착할 경우 결함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DD가 EO TGP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급격한 기동 때 장비가 견디지 못하는 내구성 문제로 숱한 고생을 했다고 한다.

 특히 다기능 능동주사배열(AESA) 레이더의 개발은 가장 큰 난제다. ADD는 2006년부터 AESA 레이더를 개발해 왔다. ADD 관계자는 “소형 AESA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크기를 만들어 정상적인 작동이 가능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ESA 레이더는 차기 전투기의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이다. 정부가 굴욕외교라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미국 측을 설득하려 했던 것도 그래서다.

 ◆신무기들의 전시장=올해 ADEX에는 신무기들이 대거 등장했다. LIG 넥스원은 새로 개발한 130㎜ ‘해궁’(K-SAAM)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궁’은 아군의 함정을 공격하기 위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함정용 패트리엇 미사일이다. LIG 넥스원 측은 “함정의 갑판에 장착된 수직 발사대에서 쏘도록 돼 있어 360도 어디든 방어가 가능하도록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2017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마무리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또 유도로켓인 ‘라거’와 국내 최초로 중남미 수출에 성공한 유도미사일 ‘해성’도 선보였다. 한화 탈레스는 땅속을 볼 수 있는 차기 지뢰탐색기를 내놨다. 금속 탐지기와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장착한 이 장비가 실전에 배치되면 북한 목함지뢰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성남=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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