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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마침표를 찍는 작품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9호 20면

64개의 방

피아니스트와 조율사

식물의 시간II

기억의 벽

아홉 마리 금붕어

1000명의 책

미술관에서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일은 흥미롭다.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이 부딪치며 새로운 생각이 튀어나올 때 더욱 그렇다. 게다가 어떤 작품은 관객이 참여해야 비로소 완성되기도 한다. 수동적인 관람자에서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때 현대 미술은 비로소 우리의 일상이 된다.


현대자동차가 대한민국 대표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두 번째의 주인공은 안규철(60)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다. 9개의 동심원에 각각 갇혀있는 ‘아홉 마리 금붕어’부터, 그의 작품들은 끊이지 않고 질문을 던진다. 전시 기간 중 일부 관객은 골방에 들어가 작가가 펼쳐 놓은 책을 1시간 동안 정성스레 필사하기도 하고, 각자가 잃어버린 것, 그리워하는 것을 포스트잇에 적어달라는 요구에도 응해야 한다. 작가는 묻는다. 수많은 말과 글과 이미지와 음악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고 있느냐고. 대답이 궁색하다면 한번쯤 삼청동을 찾는 일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이 하늘 높은 가을에. 성인 4000원.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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