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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중심대학 8곳 선정, 6년간 연 20억원 ‘마중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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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호 8 면

요즘 대학사회의 화두는 단연 소프트웨어(SW)다. 개인과 기업, 정부의 혁신을 이끄는 견인차로 SW가 부각되고 있다. SW 경쟁력 없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어디에서도 설 곳이 없다. 세계 주요국이 SW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대학에서 SW 중심 사회를 선도할 고급 인재를 시급히 길러내야 할 시기다.


 정부는 이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SW중심대학’ 8곳을 선정했다. SW중심대학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SW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SW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대학을 말한다. 미래부는 8개 대학에 최장 6년 동안 연평균 2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금액이 적지 않다 보니 8개 대학 선정에 총 40개 대학이 지원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총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대학도 있을 정도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된 주인공은 가천대, 경북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아주대, 충남대(가나다순)다.

유관 학과 통합해 역량 결집8개 SW중심대학은 국내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베이스캠프 격이다. 한국은 SW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과 실무 역량을 갖춘 알짜 인력도 모자라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8개 대학의 혁신 사례를 토대로 학생과 기업, 사회의 SW 경쟁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SW 가치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미래부 최양희 장관은 “우리 경제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열쇠는 우수한 SW 인재에 있다”며 “이번 선정 과정에서 보여준 대학사회의 혁신 의지와 노력이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SW중심대학을 조기에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W중심대학의 운영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가장 기본은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둘째는 타 전공 지식과 SW 소양을 겸비한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셋째는 인재 선발 및 교수평가체계 개선, 넷째는 SW중심대학 교육 확산을 위한 협력 활동이다. 이번에 선정된 8개 대학은 이 같은 운영 방향을 토대로 각각 특색 있는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세종대는 교육과정부터 대대적으로 뜯어고친다. 학과, 학부 수준에서 SW 교육과정 혁신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단과대학을 신설키로 했다. 고려대는 컴퓨터통신학부, 컴퓨터교육과, 정보보호대학원 등을 통합한 국내 최대 규모(학부 145명, 전임교원 47명, 대학원 200명)의 ‘정보대학’을 만든다. 정보대학에는 컴퓨터학과와 사이버국방학과가 설치된다. 성균관대는 기존 SW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합쳐 150명 규모의 SW대학을 신설한다. 산하에는 소프트웨어학과, 성균관SW교육원, 성균오픈소스SW센터가 만들어진다. 특히 SW교육원에서는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SW 기초교육과 비전공자를 위한 SW 연계전공을 지원한다. 세종대도 독립적인 SW 중심의 단과대학 신설로 교육체계 전반을 개혁한다. 우선 SW 관련 학과의 역량을 집대성해 SW융합대학을 만든다. 컴퓨터공학과, SW학과, 정보보호학과,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 4개 전공 학과에 엔터테인먼트SW·글로벌미디어SW 분야 연계 전공 과정을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세종대 백성욱 전자정보공학대학장은 “SW융합대학 설립으로 SW 관련 전공 분야를 보다 특성화하고, 향후 SW 중심 융합 과정의 허브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며 “매년 300명 이상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가 배출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산업현장·글로벌 시장 맞춤형 교육국내 SW 산학 협력 교육은 실무역량 습득보다는 단순한 현장 경험에 초점을 맞춘 사례가 많았다. 국내 대학 졸업자가 글로벌 인재에 비해 현장 경쟁력이 낮다 보니 채용 후에도 재교육이 필요했다. 더욱이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에 밀려 우수 인재 수급이 훨씬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SW중심대학은 산업현장의 요구에 맞는 실무교육을 최우선시 한다. 실제 산업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구축하고 동일한 도구를 활용해 수업·실습을 진행한다. 또 기업과 상시 협력해 산업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가천대는 모든 SW 전공수업을 수준별 원어 강의로 진행한다. 교과서·PPT(Power Point)·시험문제뿐 아니라 답안까지 100%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국내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보유한 SW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인재를 배출하고자 실습 교과 비중을 76%에서 81%로 늘리고, 학부 재학 4년간 평균 4만 라인 이상의 코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예컨대 모든 실습 전공 교과에서 2500라인 이상의 팀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며 실무능력을 기른다. 세계 유수 대학·기업 노하우 전수아주대는 구멍 없는 촘촘한 학사관리로 프로그래밍 역량을 배가한다. 핵심·기초 전공과목에 대해 ABF제도를 적용해 프로그래밍 낙오자를 원천 차단한다는 목표다. A·B학점을 받지 못하면 모두 F학점으로 처리해 다음 과목을 수강할 수 없도록 하는 식이다. 국내 산업체나 해외 대학과의 연계도 활발해진다. 해외 선진 기업이나 대학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토대로 글로벌 취업·창업 활성화에 나선다.


 경북대는 학부 SW 전공자를 대상으로 R&D 프로젝트와 해외교육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 호주 지역 등 권역별로 해외 교류를 추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폴란드 바르샤바공대, 인도 크라이스트대 같은 해외 유수 대학이 파트너다. 복수학위 프로그램과 해당 대학의 연계 기업에서 인턴십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예 SW 혁신의 심장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들어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대학도 있다. 서강대는 KOTRA 미국 실리콘밸리 무역관에 ‘서강실리콘밸리혁신센터’를 개소했다. 미주 지역 연구 중심 대학과의 교류를 도모하고, 해외 교육을 통해 창업 활성화를 이끈다. 특히 스타트업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와 연계해 실무형 커리큘럼을 개발해 교육한다는 방침이다.


 될성싶은 SW 우수 인재를 선발해 고급 인력으로 양성하는 것도 SW중심대학의 몫이다. 충남대는 SW 인재 트랙을 운영해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우선 2017학년도에 특기자 전형을 통해 교과 성적과 상관없이 SW 분야의 재능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대학 3학년 때에는 우수 전공생을 별도로 뽑아 해외 교육 및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충남대 컴퓨터공학과 최훈 교수는 “앞으로 구글 같은 기업에서 채용할 수준의 SW 전문가를 다수 양성해 국내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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