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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굴 BMW 7시리즈 … 벤츠 S클래스와 정면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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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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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14일 신형 750Li xDrive 프레스티지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선보였다.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의 승부수다. [사진 BMW코리아]

나올 때마다 주목받는 신차가 있다. 1977년 처음 선보인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가 대표적이다. BMW는 14일 신형 7시리즈를 국내 출시했다. 2008년 5세대 7시리즈를 선보인 뒤 7년 만의 ‘풀 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서 신형 7시리즈는 강력한 경쟁자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게 던지는 승부수다. 연말 출시 예정인 현대차 신형 에쿠스엔 선수를 쳤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이날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신형 7시리즈는 진보한 주행 성능, 호사로운 안락함, 첨단 기능을 집약한 BMW 기술·철학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7시리즈는 힘을 키웠다. 연료 효율을 높이는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적용한 8기통 4.4L 엔진(750Li xDrive)과 6기통 3L 엔진(730d xDrive)을 장착했다. 각각 450마력(최대토크 66.3㎏·m)과 265마력(최대토크 63.3㎏·m) 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각각 4.4초와 5.8초다.

드라이빙 센터에서 750Li를 시승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특유의 ‘그르렁’ 거리는 엔진 소리와 함께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힘이 느껴졌다.

기능도 대폭 늘었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과 노면 상태에 맞춰 차체가 자동으로 수평을 유지하는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댐퍼’를 기본 사양에 넣었다. 충돌 위험이 있을 땐 자동으로 창과 선루프를 닫고 좌석 등받이를 수직으로 세운다. 시속 80㎞ 넘는 속도로 급회전·급제동을 반복하자 안전 벨트가 몸을 꽉 조이는 게 느껴졌다. 모든 좌석에 머리 보호 에어백도 장착했다.

‘기술 진보’를 모토로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첨단 기능도 눈에 띈다. 손동작을 인식하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오디오 음량 조절이나 전화 수신 등을 간단한 손동작으로 처리할 수 있다.

운전자 없이 스마트키로 주차할 수 있는 기능도 처음 선보였다. 좁은 공간에 차를 댈 경우 운전자가 내린 뒤 스마트키에 부착한 작은 디스플레이를 조종해 차를 주차한다. 이 기능은 내년부터 적용한다.

스펙은 높였지만 무게는 확 줄였다. 신차는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소재를 차체에 적극 적용했다. ‘가볍고 단단하게’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중량을 이전 모델보다 최대 130kg 줄였다. 덕분에 디젤 모델인 730d xDrive의 경우 연비가 L당 12.2㎞에 달한다. 가격은 1억3130만원~1억9200만원이다.

BMW코리아는 7시리즈의 모토를 기존 ‘프리미엄’에서 롤스로이스 브랜드가 써 온 ‘럭셔리’로 바꿀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열세에서 비롯한 위기감으로도 읽힌다. BMW 5시리즈가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는 것과 달리 브랜드 기술력의 경연장인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BMW와 국내 시장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벤츠는 S클래스 만큼은 올 1~9월 8213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BMW는 7시리즈를 1156대 팔았다. 같은 기간 에쿠스 판매량(4077대)에도 뒤진다.

김효준 대표는 “7시리즈 판매가 최근 경쟁차종에 다소 뒤진 건 신차 출시 대기 수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안 로버슨 BMW 영업·마케팅 총괄 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벤츠·에쿠스 모두 경쟁자로 과소평가하지 않는다”며 “7시리즈 개발 과정에서 에쿠스를 비롯한 경쟁차종을 모두 비교 시험했다”고 말했다. 연말 에쿠스 출시를 앞둔 대형 세단 시장이 이래저래 뜨거워질 전망이다.

영종도=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플래그십(Flag ship)=해군 함대에서 제독이 탄 주력함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말로는 기함(旗艦). 말 그대로 깃발을 꽂고 선봉에 선 배다. 자동차 브랜드는 자사의 최고급 대형 세단을 가르켜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부른다.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과 현대차 에쿠스, 도요타 렉서스 LS 시리즈, GM 임팔라, 닛산 맥시마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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