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바티칸 프랑스 대사 동성애자 보내려다가 …

중앙일보

입력 2015.10.13 02:01

업데이트 2015.10.13 02:03

지면보기

종합 14면

기사 이미지

로랑 스테파니니

바티칸 주재 프랑스 대사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공석(空席)이 될 듯하다. 프랑스 정부가 지명한 대사를 바티칸이 거부했는데도 프랑스가 계속 고집하던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문제의 인물은 동성애자인 로랑 스테파니니 대통령 의전수석이다.

교황청 거부, 공석으로 놔둘 듯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새 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교황청 주재 프랑스대사관 2인자인 프랑수아 자비에 티예트에게 대사직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선 결선 투표가 5월에 있으니 1년 반 이상을 빈자리로 두겠다는 의미다.

 이런 일은 올랑드 대통령이 올 1월 스테파니니를 대사로 임명한 게 계기가 됐다. 통상 외교사절로 임명하기 전 상대 접수국에 이의가 있는지 조회하는 ‘아그레망’을 거치지 않은 채 임명 사실이 공개됐다.

 바티칸은 동성애자인데다 협의 절차가 미비했다는 점에서 불쾌해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동성애자들을 향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며 포용적 태도를 보이긴 했으나 동성애 자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바티칸은 거부 의사를 침묵으로 전했다.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공개됐다. 바티칸과 프랑스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그 무렵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테파니니를 바티칸으로 불러 접견했다고 한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개인적인 일로 반대하는 게 아니다. 바티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발표한 데 대한 반대”라고 설명했다. 스테파니니는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바티칸 주재 외교관이었다. 결국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새 인물을 임명하느니 차라리 공석으로 두겠다는 결정을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