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숙청됐다고 밝혔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건축 브레인’ 마원춘(59·사진) 북한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8일 공개 석상에 나타났다. 김 제1위원장의 함경북도 나선시 수해 복구 현지지도에 수행단의 일원으로서다.
숙청설 11개월 만에 … 계급은 강등
마 국장은 지난해 11월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질책받은 뒤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국정원은 올해 5월 “마 국장이 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배치됐다”고 전했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한술 더 떠 지난달 초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복귀를 명하자 기쁨에 겨워하다 심장마비로 쇼크사했다”고까지 보도했다.
8일 마 국장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 사진에 등장했다. 사진 속 마 국장은 조금 수척해진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 채, 환히 웃는 김 위원장 뒤에 서서 굳은 표정으로 아래를 응시하고 있다. 또 조선중앙TV 영상 속에선 현지지도 수행단이 웃으며 김 위원장의 말을 듣고 있는 가운데 마 국장은 일행보다 한 걸음 뒤에 떨어져 차렷 자세로 서 있다. 특히 군복 차림의 마 국장이 별 하나를 달고 있어 소장(남측 준장에 해당)으로 강등된 사실도 확인됐다. 마 국장이 지난해 11월 당시 계급은 중장(별 둘)이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장을 지낸 고려대 남성욱(북한학)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 테크노크라트(technocrat·과학기술 분야 관료)인 마 국장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이라며 “경질한 뒤 쉬게 하다 복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