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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로 “경기 후” 외친 미컬슨 … 관람객 막무가내 사인 요청 눈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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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레지던츠컵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결전을 앞둔 양 팀 선수들은 오전 8시부터 최종 코스 점검을 위해 연습 라운드를 했다.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들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티샷 하려는 선수에게 몰려들기도
가까이서 보려 통로 막아 아수라장

 이날도 수천 명의 갤러리가 연습 라운드 관람을 위해 골프장을 찾았다. 14번 홀에서는 선수들이 쇼트 아이언으로 백스핀을 먹여 공을 그린 위에 바로 세우자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갤러리의 뜨거운 응원은 좋았지만 일부의 부끄러운 관전 태도도 입살에 올랐다. 잭 존슨(39), 매트 쿠차(37), 패트릭 리드(25)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마친 미국팀 필 미컬슨(45)은 연습 라운드 내내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프레지던츠컵에 11회 연속 출전하는 미컬슨은 팬 친화적인 선수로 유명하다. 전날 연습 라운드 때도 끝까지 남아 갤러리들의 사인 요청을 모두 들어줬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필, 사인!”, “볼 마커” 라고 소리 지르는 갤러리를 향해 한국어로 “경기 후”를 외쳤다. 라운드를 마친 뒤 사인 요청을 들어주겠단 뜻이었다. 그래도 일부 갤러리는 막무가내였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 준비를 하는 선수에게 접근해 사인을 요구하는가 하면, 사인을 해 주는 선수에겐 순식간에 수십 명이 달려드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팀 버바 왓슨(37)이 갤러리에게 줄 볼 마커가 다 떨어졌다는 제스처를 취하자 “내놓으라”며 소리를 지르는 이도 있었다. 배상문(29)과 대니 리(25·뉴질랜드) 등은 갤러리의 막무가내 요구에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하면서 사인을 해 주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선수들이 샷을 가다듬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도 해프닝이 일어났다.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통로를 막고 서서 보는 갤러리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갤러리 스탠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연습을 하던 선수들이 참다 못해 “앉아 주세요”라고 외쳐야 할 정도였다.

인천=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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