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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기후변화 국제기구 수장 배출한 한국, 적극 뒷받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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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6일 새벽 우리는 기후변화 국제기구의 수장에 한국인이 오르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이회성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학원 교수가 전 세계 기후변화 연구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의장에 당선된 것이다.

 IPCC는 기후변화 문제에 지구적 차원에서 대처하기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1988년 설립했다. 전 세계 과학자·전문가들이 참여해 기후변화의 원인·실상·전망·해법을 담은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4~5년마다 발표한다.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화석연료 탓이란 게 논란의 여지가 없다,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IPCC 보고서가 제시한 것이다.

 이회성 교수 자신도 에너지경제연구원장과 세계에너지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2008년부터 IPCC 부의장으로 활동해온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그는 20~25년 내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석탄·석유 등에 탄소세를 부과해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빈발하는 기상재해로 지구촌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사회는 올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계기로 ‘신(新)기후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신기후체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기로 합의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이 인천 송도에 유치한 녹색기후기금(GCF)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신기후체제 출범을 위해 수년간 공을 들였다. 또 이번 신기후체제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IPCC 의장까지 한국인이 맡으면서 국제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기후변화 문제를 주도하게 됐다. 한국 정부와 국민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과 개도국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반 총장과 이 신임 의장이 기후변화 해결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