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칼럼쇼 20회 풀영상] 새미 "한국인의 정, 외국인 대할 때만 남아 있는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5.10.07 16:24

업데이트 2015.10.07 16:26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묘사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정(情)’이다. 아낌없이 베풀고 가진 것이 없지만 나누는 정의 문화는 한국 사회를 지탱해 준 정신적 기둥이다.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새미(25ㆍ이집트)는 중앙일보 오피니언방송 ‘비정상칼럼쇼’ 20회에 출연해 이런 한국인의 특유의 정을 이집트에서도 느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고리토(29ㆍ브라질)과 마크 테토(35ㆍ미국)도 함께 출연해 그들이 느낀 한국인의 정을 이야기했다. 비정상칼럼쇼는 중앙일보 지면에 ‘비정상의 눈’ 칼럼을 연재 중인 JTBC ‘비정상회담’ 출연진이 벌이는 칼럼 토크쇼다. 그들이 지면에 쓴 칼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엔 새미가 지난달 3일 쓴 [새미 라샤드의 비정상의 눈] 서울에서 카이로까지 마음의 거리 불과 5분을 바탕으로 대화했다.

새미는 칼럼에서 이집트 카이로와 한국의 거리는 수천㎞이지만, 마음의 거리는 불과 5분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새미는 “한국과 이집트는 생김새와 문화가 너무 다르지만, 신기하게 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비슷하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있다보면 외국에 있는 건지 이집트 주변에 있는 건지 착각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집트에서는 ‘카이로 택시는 공짜로도 탈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돈이 없거나, 길을 잃었다고 하면 택시 기사가 요금을 받지 않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는 것이다. 새미는 “돈을 받으면 그건 이미 도와주려는 마음이 없는 거다. 우리 문화에선 돈 받는 게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새미는 한국에서 집을 구할 때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학생 신분으로 집을 구하던 때였다. 한 집이 월세와 보증금을 비싸게 달라고 하더라. 내가 ‘그럼 못 들어가겠네요’라고 했더니 다시 주인 아줌마가 나를 불렀다. 보증금은 내지 말고 월세는 얼마나 낼 수 있냐고 했다. 그 순간 이 사람은 분명히 이집트 사람이다고 생각했다.”

마크도 그의 말에 동의하며 겪었던 일을 들려줬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우산을 대가없이 건넸다는 거다. 마크는 “너무 미안해서 받고 싶지 않았는데 계속 권해서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카를로스도 휴대폰을 택시에 놓고 내렸다가 기사가 다시 연락해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은 정이 많은 나라”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차츰 따뜻한 정의 문화가 외국인에게만 유독 많은 게 아닌지 걱정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도 했다. 새미는 “정이 많던 한국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듣는다. 외국인을 대할 때에만 남아 있는 건 아닌지”라고 했다. 카를로스는 “20년 전엔 한국 사람들이 옆집 사람도 알고 지내고 정도 더 많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경쟁이 치열하고 젊은이들도 취업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정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촬영 김세희ㆍ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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