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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국회의 꽃" 국정감사 현장을 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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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입법부의 중심기관으로 국민을 대표하여 민의(民意)를 대변하고, 각종 법률의 제·개폐하는 고유 권한을 가지며, 행정부의 올바른 국정운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다.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TV 등 언론 매체를 통해 보이는 건 싸움·막말·밀어 붙이기·나눠 먹기 등등의 비속어들이다. 실제 국회의 모습은 어떨까. TONG기자단이 제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한창인 국회를 찾아갔다.

고교생이 본 국정감사 현장

각 당 대변인들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제19대 국회에서의 마지막 국정감사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한 정책·민생 국정감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참고로 금번 국정감사는 총 12개 상임위원회에 300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위원별로 보좌진과 비서진 2700여명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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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중앙포토]

TONG기자단은 국정감사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중심으로 취재해 보았다.

국회의사당 출입은 건물 뒷편에 있는 안내데스크로부터 시작된다. 방문 이유와 방문지를 확인한 후 출입카드를 발급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류가방을 들거나 메고 각종 서류더미와 노트북, 프린터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조금 특이한 점은 포도와 복숭아 과일을 비롯해 음료수, 과자 박스도 엘리베이터에 함께 실린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국회의원들이나 관계자들이 휴식시간에 먹는 간식으로 확인되었다.

국정감사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각 상임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피감사 기관들의 서류와 노트북이 펼쳐져 있다. 피감사기관의 대표와 직원들이 앉아 있으면 국회위원들이 입장하고 난 후 위원장의 개회선언으로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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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회 국정감사 회의장(1, 2번) 국정감사 대기장소(3, 4번)]

엄숙한 국정감사장과 달리 대기장소는 번잡스럽다. 국정감사장을 생중계하는 작은 TV앞에 관련 기관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하루 종일 여기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언제 저희 기관 질문이 나올지 모르거든요.”라는 관계자의 말에 피곤이 묻어나왔다. 그렇다면 국정감사장에 있는 수많은 인원들은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구경만 하느냐고 묻자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피감기관의 관계자에게 “국정감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자 “의원님들의 질문에 잘 대응하거나, 아예 질문을 받지 않는 것”이라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국회의원으로부터 질문이 나온 기관들의 직원들이 바쁘게 TV 앞으로 모이고 집중해서 경청하는 모습과 달리 질문이 나오지 않는 기관의 직원들은 별반 관심없는 얼굴로 앉아 있다. 질문받지 않는 성공적(?) 국정감사를 간절히 기원하는 표정들이다. 이는 다른 국정감사가 열리는 곳에서도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지난 1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수행한 각종 업무에 대한 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나 고려사항을 사업에 반영하는 긍정의 국정감사가 아니라 일단 피하고 보자라는 생각들이 만연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정감사가 본연의 취지인 국민의 민생 챙기기와 국가 정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순기능을 하려면 의식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 인력 낭비가 너무 크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감사장 안이 아닌 대기장소에서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야 할 곳은 각자 일하는 기관의 자리여야 하는 게 아닐까. 국정감사 당일은 최소한의 인력만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6년 4월이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무엇보다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참된 국회의원들이 선출되어 국민 모두를 대변하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내년에 열리는 “국회의 꽃 국정감사”에서는 '참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글·사진=송용신·김현수(경기과고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경기과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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