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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첫 화장장 전국 묘지 1435만 기 여의도 면적 246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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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묘지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다. 산 사람에게 묘지는 죽은 사람의 기억을 잇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묘지는 과거부터 정치적·제도적 관리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조선시대 땐 도성 사방에 일반 백성의 애환이 담긴 묘지가 널리 퍼져 있었다. 현재의 신당동과 금호동 일대, 애오개, 용산, 이태원, 미아리 등에 공동묘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된 19세기 후반부터 일본인 거주 인구가 늘면서 일본인 고유 습속에 따라 장례를 할 수 있는 화장장과 묘지의 필요성이 생겼다. 1902년 광희문 밖 송림에 국내 최초의 화장장이 들어섰다. 30년대 초반 생긴 홍제동 화장장과 망우리묘지가 서울시 장묘시설의 시초로 분류된다.

 시간이 흘러 63년 용미리 제1묘역이 조성됐고, 73년엔 인근에 제2묘역이 새로 조성됐다. 서울시립묘지는 98년 이미 포화상태가 돼 일반인들의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현재는 국가유공자와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만 봉안시설 등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박태호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은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를 온전히 지켜주기 위해선 순수한 의미의 자연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최근엔 해양장도 진행되고 있는데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취지에서 봤을 때 바람직한 자연장의 형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국의 묘지 수는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부가 2010년 항공사진 판독과 현장 조사를 통해 전국 묘지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전국 분묘 수는 1435만 기에 이르며,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246배, 서울시 면적(605.3㎢)의 1.2배인 것으로 추정된다.

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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