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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자신 위한 삶 찾아야 … 개인 행복이 국가의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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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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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출연진 7명은 한국을 “전통과 문화, 훌륭한 과학기술을 갖춘 매력국가”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카를로스(브라질), 새미(이집트), 니콜라이(노르웨이), 기욤(캐나다), 프셰므스와브(폴란드), 다니엘(독일), 알베르토(이탈리아). [김경빈 기자]

세계 각국의 유엔 정상회의(25~28일)를 앞두고 7명의 ‘비정상’이 모였다. 정식 파견된 적은 없지만 자국 대표를 자칭하는 소위 ‘G7’이다. 지난 6일 녹화가 끝난 JTBC ‘비정상회담’ 세트장에서 한국의 매력을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G7’은 기욤 패트리(캐나다), 니콜라이 욘센(노르웨이), 다니엘 린덴만(독일), 새미 라샤드(이집트),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카를로스 고리토(브라질),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폴란드)다. ‘G7’이 말한 한국의 매력 첫 번째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 문화였다.

매력 코리아 리포트 <5·끝> 젊음의 시선-‘비정상회담’ 출연진
상인들 친절하고 반찬·물도 공짜
교육열 높고 일할 땐 매우 열정적
헬조선? 경쟁 너무 심해서 아닐까
의식·제도 변해야 ‘날 위한 삶’ 가능

 알베르토=로마에서 짐을 부쳐놓곤 비행기를 못 타서 걱정했어요. 오늘 아침 인천공항에 와보니 짐이 먼저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국은 모든 게 편리해요.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개선되죠. 유럽은 한참 걸리거든요.

 니콜라이=저도 완전 공감해요. 얼마 전 친구가 인터넷으로 TV를 주문했는데 다음 날 아침 왔어요. 다른 나라에선 일주일 이상 걸렸을 건데 말이죠.

 새미=어디든 배달 오는 음식문화도 훌륭합니다. 새벽에도 시켜 먹을 수 있고. 밤늦게까지 여성이 돌아다녀도 안전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거예요.

 프셰므스와브=치안질서가 잘돼 있고 사람들이 친절해요. 편의점 갈 때마다 ‘어서 오세요’ 인사하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기욤=1999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신촌에서 3000원짜리 제육볶음을 너무 맛있게 먹었더니 아줌마가 한 접시를 더 주는 거예요. 공짜로요. 반찬과 물도 모두 공짜고. 한국엔 ‘정(情)’이 있습니다.

 실제로 본지와 경희대 공동조사에 시민 3068명이 꼽은 한국인의 매력(중복응답) 1, 2위는 근면성(44.6%)과 정(41.7%)이었다. 예의(35.9%), 손재주(24%), 어른 공경(21.9%) 등도 높게 나왔다. ‘정’과 함께 1위로 나온 근면성에 대해서도 ‘비정상’들은 높이 평가했다.

 카를로스=한국을 발전시킨 건 교육과 근면성이라고 봐요. 어느 국민보다 교육열이 높고 열심히 일해요.

 새미=50, 60년 전 한국은 먹고사는 것도 힘들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세계 1, 2등 하는 게 많아요. 중동에서도 발전하려면 한국처럼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기욤=한국은 제가 가본 나라 중 최고예요. 그래서 더 발전시킬 게 없어요. 한우도 맛있고 의료 서비스도 훌륭하고요.

 그러나 이들의 생각과 달리 최근 한국 사회에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헬조선(지옥 같은 한국)’처럼 스스로를 비관하는 조어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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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미=한국인들을 통째로 다른 나라에 옮겨 놨다가 데려오고 싶어요. 유럽·미국만 선진국으로 생각하는데 한국도 선진국이에요. ‘헬조선’ 같은 말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다니엘 =나라는 발전했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감이 낮아서 그런 것 같아요. 고령이 돼서도 일해야 하고. 자식을 위해, 회사를 위해 하는 것엔 익숙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카를로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죠. 다들 ‘힘들다’ ‘바쁘다’ ‘행복하지 않다’고 말해요. 나라는 잘살지만 개인은 행복하지 않은 것, 그게 개선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베르토=한국인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잘살고 존경받는 나라예요. 이젠 개인의 삶이 행복해질 수 있게 의식도 바뀌고 제도도 변했으면 해요.

 새미= 이집트는 역사와 문화가 매우 매력적인 나라죠. 한국은 훌륭한 전통과 문화를 가졌고 잘살기까지 해요. 역사와 전통은 우리가 노력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미래 한국의 모습에 대해 시민들의 생각도 ‘비정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지·경희대 공동 조사에서 시민들은 ‘매력한국’의 모습을 ‘개인의 삶이 행복한 나라’(37.1%)와 ‘타인을 배려·존중하는 나라’(30.7%)로 꼽았다. 개인의 행복과 공공의 이익이 조화를 이루는 나라가 곧 ‘매력한국’이다.

◆특별취재팀=윤석만·남윤서·노진호·정종훈·백민경 기자, 김다혜(고려대 영문학과)·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취재도움=강석일·권은하 중앙인성교육연구소 객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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