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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의 다양한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열대과일 코코넛의 열풍이 새삼 뜨겁다. 세계적 모델 미란다 커와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매일 ‘코코넛오일’을 먹는다고 한다. 코코넛이 할리우드 스타의 미모·몸매를 지켜주는 ‘잇(it) 과일’로 알려지면서 코코넛 관련 식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코코넛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워터의 pH 농도 혈액과 같아 빠른 체내 흡수로 갈증 해소 오일의 '중간 사슬 포화지방산' 혈관 노폐물·콜레스테롤 배출"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서 디톡스 주스 전문점 ‘에너지키친’을 운영하는 경미니(37·여)씨는 일반 물보다 코코넛워터를 더 즐겨 마신다. 물보다 맛있게 영양을 챙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씨는 “아침 공복에 코코넛워터를 마시니 부기가 사라지고 피부도 맑아졌다”며 “물 대신 코코넛워터를 넣은 스무디 메뉴를 마시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코코넛은 예로부터 천연 치료제로 쓰였다. 대표적으로 인도에서는 화상·궤양·콜레라성 이질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할 때 전통 약제에 코코넛오일을 넣었다. 저명한 영양학자이자 『코코넛오일의 기적』의 저자인 브루스 파이프 의학박사는 “코코넛에 든 지방산은 강력한 천연 항생제”라며 “몸에 유익한 박테리아는 남기고 해로운 박테리아만 죽인다”고 말했다. 이는 좋은 박테리아까지 다 죽이는 현대의학의 항생제와 다르다는 것. 코코넛의 이 지방산은 소화도 잘돼 체내에서 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바로 에너지로 전환된다.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코코넛에 있는 포타슘(칼륨)이 100g당 356㎎으로 풍부하다. 포타슘은 운동 후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또 코코넛에 든 아연·칼슘·철·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은 체내 수분을 유지·보충하는 데 효과적이다. 코코넛은 부위별 및 가공법에 따라 워터·오일·밀크·버터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한다. 코코넛을 잘라 개봉하면 한 가득 들어차 있는 액체(과즙)가 바로 ‘코코넛워터’다. 코코넛에서 코코넛워터를 졸졸 따라내면 열매 가장자리의 하얀색 과육이 보이는데 이것이 ‘코코넛미트’다. 코코넛미트를 물과 블렌딩하면 ‘코코넛밀크’가 된다. 코코넛밀크를 밤새 두면 표면이 크림처럼 굳는다. 이 크림을 걷어내면 ‘코코넛오일’이 된다.

각종 미네랄·칼륨 풍부
그중 코코넛워터는 사람의 몸속 혈액과 pH 농도가 같아 체내 흡수가 빠르다. 그만큼 수분을 몸속으로 빨리 공급하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천연 이온 음료’로 불리는 이유다. 코코넛워터는 전해액의 농도가 높아 과거 전쟁 때 응급상황에서 혈장 수혈 및 정맥 수분 보충에 긴급 투입
했다. 코코넛워터에는 비타민B군이 종류별로 골고루 들어 있다. 이는 피부·머리카락·근육을 건강하게 만들고 뇌 기능이 활발하도록 돕는다.
 코코넛오일엔 모유 성분인 ‘라우르산’이 절반 정도 들어 있다. 라우르산은 인체 면역력을 높이면서 각종 유해 바이러스·박테리아·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준다. 코코넛 오일의 '중간 사슬 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바로 연소돼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이 지방산은 혈관에 쌓인 노폐물이나 콜레스테롤을 배출해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고 혈관질환을 막아준다.
 코코넛오일을 피부에 바르면 살균력 있는 지방산이 곰팡이나 박테리아성 질병을 막아 강력한 항균 로션 기능을 한다. 코코넛오일을 즐기는 폴리네시아 국민에게서 피부병이나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드문 이유다.
 코코넛은 주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스리랑카·필리핀과 유럽·미국 등지에서 재배된다. 농촌진흥청 문두경(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우리나라에서는 기후 환경이 맞지 않아 코코넛이 재배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코코넛의 건강 기능성이 점점 알려지면서 코코넛 수입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청과회사 돌(Dole)코리아의 온라인 과일 쇼핑몰 돌리버리는 가공하지 않은영 코코넛(어린 코코넛)을 판매한다. 영 코코넛은 껍질이 두꺼워 손질이 어려운 코코넛의 단점을 보완했다. 6~9개월 된 어린 코코넛이다. 열매를 감싸는 껍질을 얇게 벗겨 코코넛을 쉽게 먹을 수 있게했다. 코코넛 워터가 두 잔가량 들어 있다.
 세계적 음료기업 코카콜라사는 코코넛 음료 ‘지코(ZICO)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99.9%의 코코넛워터를 농축 없이 담아 코코넛 원재료의 풍미를 담았다. 330mL짜리 테트라팩이 65㎉에 불과해 칼로리 부담이 덜하다. 운동한 후 수분을 간편히 보충할 수 있다.

코코넛 맛 스무디·요리
기능성 음료 전문점 스무디킹은 코코넛을 넣은 ‘코코넛 스무디’ 메뉴 3종을 선보이고 있다. 코코넛을 비롯해 열대과일과 넌팻밀크, 바닐라 프로틴, 영양 파우더(인핸서) 등을 함께 블렌딩한 메뉴다.
 유기농 제품 기업인 닥터 브로너스의 ‘유기농 코코넛오일’은 스리랑카의 코코넛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재배된 코코넛이 원료다. 마지막 껍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압축해 코코넛의 고유 영양·향미를 유지한다.
 수퍼푸드 쇼핑몰 비타민소리는 ‘아티사나 유기농 코코넛버터’를 국내에 수입한다. 코코넛 야자를 주원료로 만든다. 나트륨이 없다. 빵·쿠키나 볶음 요리를 할 때 시판되는 고나트륨 버터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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